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일을 열심히 그리고 많이 합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근무시간은 2,163시간으로 OECD 평균의 1.3배, 근로 시간이 가장 적은 네덜란드와 비교하면 1.6배에 이르는 수준입니다. 정도는 다르지만 사람들은 모두 일을 '자신을 완성하는 수단'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동양사람들 대부분은 이 의견에 동의할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각각 다르다는 점입니다.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사장으로 근무하는 반면, 평범한 직원으로 경력을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죠. 거의 이 관계는 개인이 얼마만큼의 자본을 갖고 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자본이 많은 사람은 자본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노동자의 역할이 주어지죠. 그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일에 몰두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으며 삶을 꾸려나갑니다. 사실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발생한 이윤으로 인한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특히 노력한 사람들에게 더 많이 돌아가야 하죠.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본가들은 부유해지지만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의 생활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동자가 만들어 낸 상품이 시장에 제대로 팔리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은 항상 자본가입니다. 자본을 투입하며 위험을 떠안았기 때문에 받는 이익이라고 생각하기엔 조금 많아 보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이유를 확인하려면 이 문제를 고민하고 나름대로의 답을 제시한 선각자의 자료를 확인하면 됩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이런 선구자가 있습니다. 바로 '자본론'의 저자인 칼 마르크스입니다. 그는 계층간 불평등이 발생하는 이유를 깊이 연구한 뒤 이를 수학적 공식으로 표현하는 천재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가 책을 쓰며 깊게 생각했던 질문은 '왜 자본주의 하에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할 수 없는가?' 였습니다. 이는 사실 모든 사람들의 고민이지만 고민만 했던 우리와 달리 마르크스는 이 질문을 깊이 파고들며 연구한 끝에 생각한 답을 세상에 제시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앞서 말씀드린 '자본론'인 것이죠.


그러나 평범한 사람이 자본론을 읽기는 쉽지 않습니다. 분량도 많고 우리가 접하지 못한 내용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좋은 책이라 해도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좋은 책이라면 내용이 충실하고 사람들이 읽기 쉽도록 쓰여야 합니다. 자본론이 뛰어난 책인것은 사실이지만 이해도의 측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저는 임승수 작가가 집필한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빵공장 사장과 직원의 사례를 활용하여 자본론의 핵심을 짚어주는 방식을 활용한 이 책은 마르크스의 자본론과는 다르게 재미있고 읽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이해하는데 100의 노력이 든다고 가정했을 때 이 책은 그 난이도가 30~40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물론 그만큼 자본론의 모든 내용을 포함시킬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단점 역시 존재합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자본론의 핵심은 4장에서 언급되는 '자본가가 노동자의 시간을 빼앗아 자신의 이익으로 만든다' 입니다. 이를 수식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이 정리됩니다. 


M - C(LP,MP) - P - C' -M' 


  • M - C(LP,MP) : 자본이 생산수단(기계)과 노동력으로 상품이 되는 과정.

  • C(LP,MP) - P : 생산수단과 노동력으로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 P는 production의 P이다.

    • LP: Labor Power (노동력)

    • MP : Means of Production (생산수단)

  • P-C' : 생산과정에서 상품이 만들어짐.

  • C'-M' : 상품을 시장에 팔아 화폐를 얻음. 이때 M'은 M보다 이익이 발생된 상태다.


자본가는 이 수식 중 어느 곳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일까요? 예측하셨다시피 자본가는 위의 도표 중 붉은색으로 표시된 노동력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창출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노동력이 눈에 보이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자본가들이 이 가치를 판단하는데 주관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개 이는 비정규직, 저임금, 야근, 인센티브 등의 착취로 나타나죠. 자본가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돈을 주고 고용한 사람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을 경우 참기 힘들 것입니다. 그러니 최대한 효율을 높이려 하죠. 자본가는 이처럼 자신을 위해 일해주는 수많은 노동자를 통해 한사람이 할 수 없는 힘든 일을 가능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그 이익을 가져가죠. 


자본론을 읽으며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내 시간의 가치'였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회사에 나와서 일을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가 회사에서 일을 하는 시간은 나보다는 회사 대표를 위한 것입니다. 회사에서 나 자신을 위한 일을 할 경우 대표와 구성원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에게 투자해야 하는 우리들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자본론이 진단하는 맹점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다른 사람들에게 줄 상품이 없으니 '노동력'이라는 상품을 파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꿈을 이뤄주도록 이끌어주는 리더를 만나야 합니다 (물론 이렇게 되긴 쉽지 않습니다). 


살면서 내 주변을 둘러싼 세계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행위는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세상을 바꾸었던 위대한 인물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학자들이 남긴 책은 큰 도움이 됩니다. 사람들이 독서를 통해 인생을 바꿀 수 있었던 원인은 바로 저자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생각할 수 있었던 점입니다. 만약 책의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는 분들은 저자의 유투브 강의를 참고해주시면 됩니다. 유투브에 잘 정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책과 함께 본다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자본론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확장시킨다면 인생을 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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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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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blog.koyeseul.net BlogIcon 책덕후 화영 2016.02.11 18: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에 자본론에 대해서 제대로 번역된 책 자체가 없는걸로... 그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르크스 자본론의 내용을 모르는게 당연한거죠.

    • Favicon of http://transartist.tistory.com BlogIcon 정선비 2016.02.12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성공회대 에 재직하셨고 지금은 고인이 된 김수행 교수님의 번역본이 있습니다. 다만 자본론 내용 자체가 어렵다보니 이해가 힘들었던 것이죠^^ 이해되지 않는 것을 열심히 노력하여 내것으로 만드는 행위는 큰 의미가 있다 생각합니다. 들러주셔서 좋은 의견 남겨주신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선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