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그들을 이끌어주는 리더가 주변에 있다. 그들은 리더를 통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배우고 시행착오를 줄이며 빠른 속도로 그들의 노하우를 습득한다. 사람은 동물과 다르게 새로운 것을 배우며 자신의 행동양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살면서 좋은 리더를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좋은 리더는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간을 단축시켜준다. 그러므로 혼자의 능력으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좋은 리더를 만나는 일이다. 리더의 존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존재다. 


반면에 리더의 입장은 어떨까? 아쉽게도 리더의 상황은 우리와 많이 다르다. 리더는 주변에 있는 위험을 스스로의 역량으로 판단한 뒤 자신이 속한 집단에 가장 도움이 되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당연히 이 일은 어렵고 외롭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자신을 내던지지 않으면 성과가 나지 않기 때문에 리더들은 좋던 싫던 이 시간을 갖는다. 실제로 프랑스의 대통령이었던 샤를 드골은 퇴근하면 자신의 거처에서 나오지 않았고,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알려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크게 이동하지 않으며 신문과 뉴스를 통해 세계 정세를 파악한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와 구성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전략은 없을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마키아벨리의 의견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먼저 리더의 사례를 살펴보자. 그는 자신의 저서인 로마사 논고에서 전쟁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지도자의 역량과 위험을 대비하는 전략을 꼽았다. 


“지금까지 로마 인민들이 다른 인민들과 치른 전쟁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전쟁은 토르쿠아투스와 데키우스가 집정관으로 있던 시절에 벌어진 라티움인들과의 전쟁이다… (중략) … 양국의 군대는 모든 면에서, 곧 규율, 자질, 불굴의 의지 및 수적인 면에서 서로 비슷하였다. 양국간에 유일한 차이가 있다면 로마 군대가 라티움 군대보다 더 유능한 지도자를 확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집단의 리더와 군대의 사령관은 많이 닮았다. 리더 또는 장군 한 명의 결정으로 인해 수백 이상의 생사가 좌우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전쟁은 리더 간의 치열한 수싸움에 의해 승패가 결정된다. 아무리 유능한 병사라 해도 그의 의견이 전투에 반영되기는 쉽지 않다. 당연히 전쟁의 판도도 달라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어떤 것일까? 마키아벨리의 조언은 다음과 같다. 


“수 차례에 걸쳐 재정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군대를 정렬시키는 지휘관은 설령 그가 패배한다 할지라도 운명을 여러 차례에 걸쳐 시험할 기회를 가지는 셈이며, 적을 정복하는 경우에도 적에 비해 몇 배에 달하는 효율성을 누린다.”


건곤일척(乾坤一擲)이라는 말이 있다. 운명을 걸고 단판으로 승부를 겨룬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태도는 전쟁에서 매우 위험하다. 승리했을 때는 상관이 없지만 실패했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순리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유독 전쟁에 관해서는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모든 장군이 승리를 꿈꾸며 역사의 주인공이 내가 될 것이라는 근거없는 확신을 갖고 독단적으로 행동한다. 아쉽게도 결과는 좋지 않다. 


로마사 논고에서도 이런 사례가 나온다. 군대의 배치와 이동방향을 현명하게 설정하지 못해 입지 않아도 될 피해를 입은 것이다. 기록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렌체인들은 피사의 영토에 있는 산토 레골로와 그 밖의 장소에서 벌어진 피사와의 전쟁에서 피사인들에게 패배하였는데, 이 때 피렌체가 입은 피해는 다른 원인보다도 아군 기병에 기인하는 바가 더 컸다. 즉 기병이 선두에 있다가 적에게 패주하면서 피렌체 보병 안으로 뛰어들어 대열을 붕괴시켰고 그 결과 나머지 모든 병사들이 퇴각하였던 것이다.”



전쟁을 준비하는 장군이나 지도자는 위험성을 줄이며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앞선 사례에서 군대를 지도했던 리더는 도망갈 때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도록 기병의 퇴각로를 지정하거나 그들의 위치를 따로 지정해주었어야 했다. 만약 그랬다면 대열이 붕괴되어 추가 피해를 입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가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는 자신이 질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얼마나 유능한지와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이 문제는 개인의 역량보다는 생각을 얼마나 다양하게 펼칠 수 있는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우리가 이처럼 여러 가지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이유는 세상이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가 예상한대로 인생이 흘러간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우리의 할 일은 간단하다. 그 누군가의 예언을 듣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가 한 말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살아갈 기준을 찾을 수 있다. 허나 애석하게도 세상에 그런 사람은 없다. 리더의 조건을 다룬 책인 ‘사장의 길’에서는 이 내용을 다음과 같은 문구로 소개하고 있다. 


“리더는 세상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는 (보통은 본질이라고 표현하는) 불확실성과 싸워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 가능성을 찾아내어 그것을 비전과 목표라는 이름으로 조직에 제시해야 한다. 제시만 하면 되는게 아니라 설득해야 하고, 어떻게 거기까지 가야 할지 적절한 방법을 만들어 거기에 맞는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주어야 세상과 조직은 리더로 인정하고 따르기 시작한다.”  


결국 리더의 조건은 크게 ‘위험성을 줄이고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과 ‘불확실한 상황에 맞서 자신을 지키고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의 두 가지로 요약된다. 만약 내 주변에 이 조건을 만족하는 리더가 있다면 반드시 따라야 한다. 우리가 힘이 없을 경우 이들의 날개는 매우 편안한 쉼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점이 있다. 유능한 리더의 보호를 받는 것만으로 우리가 평생을 살 수 있을까? 나는 자신있게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단순히 리더의 지시를 잘 따르고 충성을 다한다고 해서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건 아니다. 리더가 판단을 잘못할 경우에는 내 의사와 상관없이 리더를 따르는 모든 구성원이 피해를 본다. 좋은 리더가 항상 올바른 선택을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사실을 기억하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앞서 언급된 조건은 리더에게만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인생을 경영하는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순히 리더를 따라가야 겠다는 소극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미래를 고민하고 주변 사람들의 장점을 내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요즘은 시대가 발달하여 예전과는 다르게 양질의 정보를 인터넷을 통하여 쉽게 얻을 수 있다. 다양한 것을 보고 느끼며 배운다면 아마 우리는 빠른 속도로 리더에 준하는 능력을 갖추며 스스로의 인생을 설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능력을 배울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모방’이다. 리더의 행동을 잘 관찰하며 그가 왜 이런 방식으로 행동하는지를 자세히 연구해보자. 물론 처음에는 잘 되지 않을 것이다. 허나 시간이 지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의 행동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그는 리더의 장점을 자신의 업무와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세심하게 고민할 수 있다. 물론 그 다음 순서는 ‘리더의 능력을 내 것으로 만들기’이다. 리더의 행동과 스타일을 꾸준히 연구했던 사람이라면 이 과정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비록 모든 사람이 리더가 될 수는 없겠지만 리더가 아니라고 해서 그들의 자질을 배우지 말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좋은 것은 배우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며 역량을 강화한다면 좋은 일이 있을 게 분명한데도 그 기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차버릴 필요는 없다. 이 장에서 논의된 리더의 조건이 단지 지도자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하지 말자. 우리는 모두 우리의 인생을 책임지고 있는 리더이다. 회사로 대변되는 조직에 있다고 해서 내가 안전한 것이 아니다. 세상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좋은 리더를 찾아서 그들로부터 좋은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자. 그리고 인생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는 리더로 거듭나자. 이것이 우리가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장의 길이라는 책을 읽으며 지금 같이 보고 있는 마키아벨리를 연결시켜보니 많은 점에서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생각을 확장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가치를 만들어내는 유익한 시간이었기에 사장의 길이라는 책은 나에게 있어 큰 의미가 되었다. 주변의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단순히 사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뿐 아니라 일상의 평범한 누군가가 보아도 유익한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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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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