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서울에 갈일이 있었다. 일주일 뒤면 외국으로 나가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였는데 교대역에서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꽤 오랜 시간 동안 인생에 관해서 얘기를 했다. 30줄에 다다른 친구들이 하는 얘기라면 으레 돈을 모으는 얘기거나 결혼 이야기일 텐데 친구들의 생각이 깊어서 인생의 목적을 논하고 생산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점 때문에 꽤 기분이 좋았다. 친구들의 건승을 살짝 기원해본다. 

 나는 지금 분당에 살고 있는데 그래서 서울에서 집으로 오기 위해서는 지하철을 타야한다. 보통 선릉역에서 타면 앉아서 집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기 때문에 읽을 책을 하나 가방에 넣어두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언제나 책은 즐겁다. 시간도 약 40여분 가량 걸리는 데 이 정도면 거의 책을 한 권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이 때 읽은 책이 바로 소셜 크리에이티브(Social Creative)다. 책을 읽기에도 좋고 버스에 비해서 멀미도 덜 나기 때문에 나는 버스보다는 지하철을 애용한다.

링크 : 2011/02/20 - [토To의 도서관] - SNS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법 - Social Creative

 요즘 지하철을 타보면 나처럼 책을 보거나 개인에게 필요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폼을 잡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이해하면서 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서적을 보는 사람들도 참 많고 시험서적을 보거나 학교 전공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좋아하는 소설을 보는 시간으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분들도 있다. 외국의 지하철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참 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런 현상이 조금씩 발생하는 것을 보면 조만간 우리도 지하철이 이동식 도서관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살짝 해본다. 
 
 내 옆에 앉아있던 분도 열심히 공부를 했다. 영어 공부를 하셨는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요즘 영어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또 지금 내가 영어로 먹고 살고 있는지라 더 기분이 묘했다. 영어는 한국인이 풀어야 될 과제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이 분이 공부하던 교재는 오픽(OPIC)을 대비하기 위한 문제집이었다. 오픽은 요즘 삼성을 필두로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영어 말하기시험으로 AL,IH,IM,IL,NH,NM,NL의 7단계로 유창함을 판단하는 시험이다(물론 IM은 또 3단계로 나누지만 여기서는 얘기하지 않기로 하자. 참고로 필자의 성적은 AL이다). 요즘 대학생은 토익, 영어 말하기 성적, 공모전, 학점 등 해야 될 것이 너무나 많아서 좀 안타깝다는 생각을 한다. 이러한 성적들이 본인의 진정한 실력을 말해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숫자를 만들기 위해 죽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이런 대한민국의 풍속이 좀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잠깐 얘기가 다른 곳으로 샜는데, 내가 이 분을 보면서 좀 아쉽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말하기 시험을 위한 책을 공부할 때 밑줄을 긋고 문단과 의미단위를 연필로 쪼개면서 공부했다는 점이었다. 말하기 시험을 위한 책인데 쓰면서 공부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많이 슬펐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건 대한민국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 분처럼 공부를 한다는 데에 있다. 열심히 눈으로 보고 밑줄을 긋는다고 영어실력이 향상이 될까? 절대 그렇게 되지 않는다. 단어를 무작정 외운다고 실력이 향상되는 것도 아니고, 듣기만 해서도 안 된다. 모든 활동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이를 입으로 꾸준히 연습하는 과정이 필수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이 분처럼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짧은 에피소드지만 나는 이 분을 보면서 블로그에 더 자주 영어에 관련된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올바른 외국어 학습법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면 나로서는 더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꼭 영어를 소리 내서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 어학실력을 향상시켰으면 한다. 느끼는 게 많았던 지하철에서의 1시간이었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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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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