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움직이는다섯가지힘욕망모더니즘제국주의몬스터종교
카테고리 역사/문화 > 세계사 > 교양세계사
지은이 사이토 다카시 (뜨인돌출판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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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책에서 보았던 글귀가 기억이 난다. 사람의 본성을 알고 싶으면 역사서를 보라는 말이었는데 그 글귀를 접한 이후로 부쩍 역사서를 많이 보게 되었다. 확실히 역사는 반복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읽다보면 정말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이전에 잘못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욕심 때문에 이전과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많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실 꽤 오래전에 읽은 도서이다. 책을 읽고 감상평을 써야지 하면서 하루 이틀 미루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반성해야 될 일이다. 결국에는 이렇게 쓰게 되었으니 위안을 가져야 할까? 잘 모르겠다. 오래 전에 읽은 책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고 좋은 감상평이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내 게으름을 탓해야 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된다. 

 사실 힘은 중독성이 있어서 사람이 힘을 가지게 되면 더욱 더 힘을 탐닉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 군대에서의 계급상승을 들 수 있는데 장교와 부사관을 제외하고 순수한 병을 위주로 생각해 보면, 이병이나 일병 때는 찍소리도 못하던 사람들이 상병과 병장이 되면 목소리가 커지고 자신이 하면 뭐든지 다 이루어질 것 같은 착각 속에 산다. 실제로 그런 것이 밑에 후임이 많으면 본인이 하지 않고 시키면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군인이 전역할 무렵이 되면 이런 생각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힘을 갖고 있으면서 그것을 올바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된다. 내가 있었던 배(해군이었기 때문에 함정근무를 했었다)에서도 소위 말하는 또라이들이 좀 많았는데, 이들을 아는 지인들을 통해서 뒷조사를 해본 결과 이들은 사회에서 그렇게 환영받지 못하는 부류에 속했다. 바깥에선 자신들에게 잘해주는 사람도 없고 힘도 없어서 서러웠는데 부대 내에서는 자신이 막하고 심지어는 때려도(지금은 안 되겠지만, 나는 상병 때까지 맞았다) 찍소리 못하고 시키는 대로 하니 나름 의기양양해진다. 당연히 같은 부대에 있는 사람들은 피곤해진다. 어처구니없는 일을 시키고 일 분배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데다가 통제욕심까지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지도 않는다. 

 세계사를 보면 위의 예와 비슷한 역사가 참 많다. 게다가 이들은 군대의 상병, 병장보다 더 큰 권력을 가졌기 때문에 일어나는 파급효과도 더 크다. 간단한 예로 우리가 중세시대의 막강한 힘을 보여줬던 사건인 카노사의 굴욕을 들을 수 있겠다. 이 사건은 교황이 국왕을 가톨릭에서 파문시켰는데 국왕이 눈보라 속에서 3일을 떨며 빌어서 파문을 취소시킨 사건이다. 기독교의 힘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리라. 

 그런데 이 사건은 사실 따지고 보면 명분을 떠나서 국왕이 교황의 눈 밖에 난 것이 원인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교황이 삐져서 파문한 거다. 아무리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속성은 사람이기 때문에 마음에 앙금이 생길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왕이 행동을 잘못했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고 아니면 교황이 엄청 나쁜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정확한 건 그 때의 교황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 정리한 마인드맵,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해두면 나중에 글을 쓸 때 편리하다.

 사람이 힘을 가지면 참 다양하게 변한다. 우리는 그걸 역사로 볼 수 있고 그렇기에 역사는 우리를 가르쳐주는 정말 중요한 자료가 된다. 하지만 역사서는 대부분 시간의 연대순으로 구성되어 있어 많이 딱딱하다는 느낌을 준다. 우리가 읽기에 쉽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이 책은 좀 다르다. 제목은 세계사의 느낌을 많이 주는 책이지만 나는 이 책이 역사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학적인 관점으로 역사를 빗대어서 힘의 구조를 설명한 책이라고 말하면 더 맞을 것 같다. 일반적인 역사서에 비해 역사를 설명하는 분량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고, 역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역사 속에서 사람들이 힘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로 했던 여러 가지 무기를 중점으로 설명했기 때문에 일반 역사서와 그 궤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으로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 그리고 종교를 든다. 어느 파트를 읽어도 재미있을 것이고 그렇기에 추천한다. 힘의 구조를 알고 이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게 많기 때문에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두 번째의 모더니즘과 4번째의 몬스터는 주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관련된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상당부분 내용이 겹쳤기 때문에 5가지 힘으로 분리하기에는 뭔가 좀 아쉽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책의 의미를 퇴색시키지는 않으니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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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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