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표류기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는 거액의 빚을 지고 자살을 결심한 주인공이 사람이 살지 않는 한강 근처의 한 섬에 표류하면서 생기는 일을 주된 내용으로 합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2000 년도에 개봉한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의 한국판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정려원이 연기한 여자 주인공에 주목했습니다. 영화에서 그녀가 연기한 인물은 집에서 나오지 않는 전형적인 히키코모리로 식사를 포함한 모든 숙식을 집 안의 작은방에서 해결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극도로 꺼리며 인터넷을 통한 인간 관계에서만 만족을 얻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주인공을 만나서 조금씩 변하게 됩니다. 

정도는 다르지만 사람들은 모두 이와 같은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들 앞에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이런 성격을 일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개 사람들은 일을 할 때의 중요한 덕목으로 소심함보다는 대범함을 택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의견을 정면으로 반박한 책이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로 다카시마 마사토 씨가 쓴 '낯가림이 무기다' 입니다. 이 책은 낮을 가리며 일상생활에 소극적인 사람이 인간 관계에서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를 다룬 책입니다. 

사실 소극적인 사람이 상황을 주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생소하게 다가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소극적인 사람은 주변의 상황에 쉽게 휘둘리고 좀처럼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의 앞에서 말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말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사실 저자가 이렇게 주장할 수 있는데는 나름의 근거가 있습니다. 그는 소극적인 사람이 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 원인으로 주변을 관찰하며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들었습니다. 소극적인 사람은 주변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면 그는 평범한 사람보다 상황을 잘 주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주장하는 바입니다. 

마음에서부터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억지로 기억하려고 하지 않아도 이름과 얼굴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입력될 것입니다. 반복 하는 이야기지만 좋은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법입니다 - 78 page
 
마음에도 없는 아부는 실수가 되지만 자신이 정말로 훌륭하다고 느끼고 있는 점은 솔직하게 전달합시다. 그 때 본인에게 직접적으로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잘 알고 있는 제삼자에게 전함으로써 숨어 있던 진실이 드러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 128 page 

저는 이 책을 통해 인간 관계를 기존의 방식과 다른 방향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까지 모든 인간관계가 능동적인 사람을 통해서만 주도된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책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을 사용합니다. 내성적인 사람도 충분히 상황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책의 핵심은 '주도적인 사람이 되어라' 입니다. 주도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 입니다. 손자병법에서 이야기하는 전략을 따를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사람이 대안을 마련 하기 전에 먼저 행동하며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킬 수도 있죠.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성향을 지니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는 일입니다. 이 책은 외향적인 사람보다는 내성적인 사람들을 위한 인간 관계의 지침서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인간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아무리 우리의 능력이 좋다 할지라도 이것을 이끌어줄 수 있는 주변의 도움이 없다면 우리의 영향력은 그만큼 작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 이 진리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 됩니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여 인간 관계에서 손해를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책을 통해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