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끊임없이 질문하는 존재입니다. 궁금증을 해결하며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통해 평생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이런 과정이 습관화 된 사람들을 우리는 흔히 천재라고 부릅니다. 천재들은 어렸을 때부터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에 익숙해지며 주변 사물이나 인생 전반을 깊이 고민합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것'이나 '궁금한 것'보다는 '당연히 그런 것'을 더 많이 찾습니다. 


사람이 발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질문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는 이상하게 질문을 할 때 체면치레를 많이 합니다. 학교 수업시간에 손을 들고 질문을 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혹 그런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이상한 취급을 받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당연히 누군가가 말하는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면 질문은 나오지 않고 지식이 발전하지도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들은 모두 누군가가 관찰하고 정리하여 만들어 낸 결과물입니다. 학교에서 실제로 배우는 멘델의 유전법칙 중 우열의 원리과 분리의 법칙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우열의 원리는 순종의 대립형질을 교배했을 때 1대에서는 모두 우성형질만 발현된다는 것이고 분리의 법칙은 이 1대의 잡종을 다시 교배하여 얻은 2대의 잡종에서는 4분의 1의 확률로 열성 형질이 분리된다는 것입니다. 


이 법칙을 발견하기 위해 멘델은 1856년에서 1863년까지 교배 실험을 하며 29,000여 개의 완두콩에 대한 성질을 정리했습니다. 약 7년 이상의 기간을 완두콩만 바라본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학교에서 이 법칙을 아무리 길어도 2주면 다 배웁니다. 사실 학문을 할 때에는 과정이 결과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결과를 바로 얻는 것보다는 생각과 실험을 통해 부수적으로 얻는 지식이 개인의 발전에 훨씬 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멘델은 해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완두콩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가 정리한 유전법칙을 배우는 것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훨씬 더 의미있을 것입니다. 학문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의식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입니다. 


질문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의식을 잃어버린 것과 같습니다. 학생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하며 좋은 대학에 입학합니다. 대학에 입학하니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직장에 들어가려면 1학년 때부터 열심히 스펙을 쌓아야 된다고 해서 스펙을 쌓았는데 그 과정에서 어느 누구도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 과정을 겪는 당사자가 앞서 실시한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상실감이 매우 클 것입니다. 


시카고 플랜이라는 고전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시카고 대학교를 세계에 손꼽히는 명문의 반열에 올려놓은 로버트 허친스 총장은 독서를 하며 세가지 목표를 가질 것을 요구했습니다. 첫번째는 책에서 자신만의 롤모델을 발견할 것, 두번째는 자신의 인생을 이끌어갈 가치를 찾을 것, 세번째는 자신이 발견한 가치에 꿈을 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인생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현자들이 남긴 좋은 책을 읽으며 그 답을 찾았을 것입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을 물어보고 토론하며 서로를 이상적인 방향으로 이끌었을테죠. 


내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좋은 것을 생각하고 받아들이며 이를 끊임없이 실천해야 합니다. 단순히 생각만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생각을 현실화 시킬 수 있는 힘이 중요하죠. 사람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은 모두 다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사용하는 능력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파악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질문하고 공부하는 목적은 반드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드는 일과 관련되어야 합니다. 


블로그 이미지

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