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음모
카테고리 경제/경영 > 재테크/금융 > 재테크 > 부자되는법
지은이 로버트 기요사키 (흐름출판, 2010년)
상세보기

 아마 2008년도였을 것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학원강사생활을 하던 시절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국민은행에서 온 전화였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저축보험상품에 가입하라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이 전화를 기억하는 이유는 이 전화가 나의 첫 투자 실패 사례였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10년 만기 저축상품이었고 일정기간 이상 저축하면 비과세혜택을 주는 상품이었으며 저축보험에서 지겹도록 이야기하는 복리의 마술의 내용까지 포함된 녀석이었다. 여러분이라면 이 상품을 구입할 것 같은가? 일단 이 상품을 구입하려면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저축보험이 필요한지부터 알아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때 금융지식 제로의 순진한 양 한 마리였기에 10년 이상 장기로 투자해야 되는 금융거래를 전화로 승낙하는 멍청함을 보여주었다. 이 후 한 달에 10만원씩 저축을 했었는데(적은 금액이라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마 이 거래를 성사시킬 당시 담당직원은 나를 보면서 코웃음을 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후 2년이 되지 않아 이 거래를 해약했는데 내가 투자한 원금의 30%정도 밖에 건지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보험의 초기 사업투자비용이 크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사실 200만원이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 당시의 나는 정말 필요했던 돈이었기에 너무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보험회사의 배만 불려준 셈이 되었으니 배도 아팠다. 지금은 그냥 어설픈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절매한 것과 비슷하다고 나름 위안을 하며 즐거운 기억으로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친구들 혹은 후배들과 돈에 관한 얘기를 하다 보니 나만 이렇게 멍청한 것이 아니었다. 일단 내가 만난 대학생 후배들은 돈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었다. 돈이 처음에 어떻게 생겼고 지금 돈은 어떤 식으로 세계에 유통되고 있는지, 현금은 어떤 방식으로 유통되고 있는지, 우리가 내는 세금은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는지에 관한 정말 중요한 지식이 말이다. 물론 나 역시 대학교를 졸업하고서도 이런 지식이 없었으니 이들을 탓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왜 우리가 이렇게 돈에 관해서 무지한 상태로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는 걸까? 

 지금 내가 소개할 책이 바로 이 거대한 음모를 송두리째 파헤치는 책이다. 책의 이름은 바로 ‘부자들의 음모’.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통해 전 세계의 일약 스타가 된 로버트 기요사키의 신간이다. 기요사키는 책을 통해 우리에게 금융지식을 높이고 부자가 되기 위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라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며 정부와 은행을 믿지 말라는 아주 엽기적인 말을 초반에 던진다.

 

 

부자들은 우리가 열심히 번 돈을 이렇게 갈고리로 훔쳐간다

 사실 우리가 재테크 책을 통해 배운 상식은 열심히 저축하고 펀드, 주식 등에 분산투자하며 내가 사용해야 될 것을 아끼고 꾸준히 노력하는 가운데 노후를 준비하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나 역시 20여권이 넘게 재테크 책을 읽었지만(재테크 책은 리뷰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 지금 하지 않고 있다), 이 책들을 통해 배운 상식도 위에서 언급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책의 서두에서 저자는 미국에서 출발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이야기한다. 이 사태를 통해 우리의 돈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들어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미국이 이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대대적으로 실시한 구제금융(bailout)이 정확하게 무엇이며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하나하나 설명하는 데 사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다. 책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열심히 산 우리는 부자들의 노예였다. 나름 지성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내용을 들어서인지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기요사키가 현대 경제를 바라보는 통찰력은 매우 놀랍다. ‘우리의 삶을 통해 열심히 돈을 벌어 아기자기하게 잘 살아보자’ 라는 내용이 우리나라에서 팔리고 있는 재테크 서적의 주 내용이라면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돈이 이동하는 경로를 예측하고 그 속의 숨은 맹점을 찾아내는 가운데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넌지시 알려주는 정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읽으면서 무릎을 치며 공감을 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난 지금껏 돈에 대한 지식을 쌓지 않고 뭘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멍청했기에 부자들이 날 이용해서 돈을 벌 수 있었겠지?  

 조선시대에는 양반들만 교육을 받았다. 상인, 천민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아무것도 모르게 놔둬야 통제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중세 유럽도 마찬가지였고 예전의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농노와 흑인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기회를 국가가 제공했던가? 그렇지 않다.  

 요즘에는 물론 국민의 권리로 교육이 떠오르고 있어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까지 교육을 받고 대학교도 대부분 간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교육은 불평등하다. 우리가 학교를 다니면서 돈에 관해서 교육을 받았던 적이 있는가? 그냥 돈이 모이면 저축해라 열심히 살아라 이외에 우리가 뭘 배웠단 말인가? 세스 고딘이 린치핀이라는 책을 통해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리고 얼마 전에 자퇴한 고려대학교의 한 학생이 말했던 것처럼 학교는 대기업이나 부자들을 위해서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양성하는 훈련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기관이 되어버렸다. 만약 학교가 사람들이 더 잘되기 위한 교육을 하는 기관이라면 돈에 대한 것을 꼭 가르쳐야 하는데도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돈에 대한 교육이 실시되는 곳은 부자들의 가정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요사키는 부자가 되기 위한 첫 번째 법칙으로 ‘지식이 돈이다.’라는 말을 한다. 많이 공부해야 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고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거래를 맡기고 정부나 은행에게 자신의 미래소득을 기대하는 것은 자신을 파멸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말을 하면서 말이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돈의 역사를 읽어본다면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현대사회에서 돈은 전부 빚의 파생상품이다. 

링크 : 2010/12/02 - [토To의 도서관] - 하우스푸어

 사실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새로운 지식과 문화를 창출해내는 사람이 성공하고 많은 부를 쌓게 마련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부자에 대하여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을 내놓았고 그것을 문화로 발전시켰기 때문에 엄청난 부를 쌓을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 얼마전에 영화화 되었던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 등은 모두 이런 사람들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사람들은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들이 아니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육에서 빨리 벗어나 돈에 대하여 일찍 눈을 떴다는 얘기로 받아들인다면 좀 오버일까?

 어떤 일을 하든지 우리는 항상 공부해야 된다. 특히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돈을 거래하지 않고서는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돈에 대하여 철저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꼭 읽어보길 권한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블로그 이미지

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댓글을 달아 주세요

  • Favicon of https://easygoing39.tistory.com BlogIcon 카타리나39 2010.12.27 1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식이 돈이다............맞는 말이죠
    저도 돈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어요 ㅜㅡ

  • Favicon of https://flypo.tistory.com BlogIcon 날아라뽀 2010.12.27 15: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돈에 대한 지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12.27 1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란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실물경제와 동떨어진 금융시스템에 대한 책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우리의 시각으로 이런 문제점을
    분석한 책이 많지 않다는 데 아쉬움이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s://transartist.tistory.com BlogIcon 정선비 2010.12.28 08: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장하준 교수님이 쓴 책이 이 책의 내용과
      어느정도 비슷하더군요^^
      세계 3대 악의 축이라고 해서 IMF하고
      국제금융기구 2개를 더 들었었는데
      참신한 시각이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국제 금융기구는 사실 미국의 빚으로 만든
      달러위에 세워진 기구죠^^ 합법적인 부자들의
      보험^^; 구제금융의 실체를 알고 나서
      이 기구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prorok.tistory.com BlogIcon 타라 2010.12.27 1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로군요~ ^^
    돈에 대한 공부,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12.28 0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이런 거 볼때마다...돈 버는 사람을 따로 있다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몰라서 뺏기는 돈도 상당할 듯....ㅜㅜ

    • Favicon of https://transartist.tistory.com BlogIcon 정선비 2010.12.28 0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책을 읽고 나니 저는 부자에게
      돈을 퍼다 바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죠^^

      좋은 하루 되세요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12.28 08: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했었는데
    정말 혹하긴했어요
    10년뒤엔 몇십억이 모이고
    어쩌고..

    근데 그렇게 되기까지 그게 쉬운일이 아니란 이야기는
    쏙 빼고..
    해서 저도 원금 못건졌죠...ㅋ

    • Favicon of https://transartist.tistory.com BlogIcon 정선비 2010.12.28 08: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그렇게 10년 뒤에 몇십억을 받으려면
      중도에 해약하는 사람이 많아야 됩니다.
      그래야지 보험회사도 먹고 살고 이자도 주거든요 ㅜㅜ
      그 사실을 알고 난 이후부터 장기상품은 가급적이면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연금을 준비하고 있는데 사실 이 연금도
      부자들의 돈놀이에 이용되는 자금이 되기 때문에
      고민이 많이 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