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숙이라는 노래를 아는가? 남자가 음흉한 마음을 먹고 여자를 여관에 데리고 가려는 남자의 심리를 묘사한 곡이다. 이 노래를 부른 그룹은 ‘장미여관’으로 몇 년 전 탑밴드에 출연해 심사위원들을 이 노래로 올킬했다. 확실히 가사를 보면 웃기는 부분이 많다. 부모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참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장미여관이 이번에 무한도전 가요제에 참가했다. 박자를 가장 못맞추기로 유명한 노홍철과 한팀을 이루어서 말이다. 기본적으로 음악에서는 정확한 음정과 박자 그리고 잘 쌓여진 화음이 중요하다. 아마 학교에서 배운 적이 있을 것이다. 음악의 3요소는 음정, 박자, 화음이라고. 

그런 점에서 노홍철의 조건은 좋지 않다. 박자를 전혀 맞추지 못하고 저질 생목으로 악을 쓰며 노래하기 때문이다. 아마 함께 작업을 했던 작곡가들의 고충이 많았을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건 비슷한 성향의 코드를 지닌 이들을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곡을 만들지 참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장미여관과 함께 가요제 곡을 녹음할 때는 박자를 놓치지 않고 멀쩡했던 것이다. 함께 녹음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박치는 설정이었나?’ 라는 생각을 모두가 했을 것이다. 화면에 보였던 의기양양한 그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정말 궁금해서 원인을 나름대로 살펴보았다. 

먼저 그가 박자를 놓치지 않았던 원인 중 하나는 이전에 실시했던 연대 응원단 연습일 가능성이 높다. 동료들과 함께 춤을 연습하며 항상 틀리던 그는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열심히 연습했고 결국 메인 공연까지 따냈다. 이 때 실시했던 집중적인 연습이 그의 박자 감각을 좋게 만들었을 것이다. 

두번째 원인은 그의 연습량에서 찾을 수 있다. 방송에서 그는 이 노래를 녹음하기 위해 한 소절을 200번씩 들었다고 했다. 영어원서를 50회 읽어본 내 경험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아마 노홍철은 머리보다는 몸이 먼저 노래를 기억하고 반응하는 상태까지 갔을 것이다. 50회 읽었을 때도 무의식적으로 영어 발음과 문장이 튀어나오는데 4배나 많은 200번이다. 말 할 것도 없다. 

사실 박치의 가장 큰 원인은 ‘귀’다. 듣고 정확한 감을 판단하는 느낌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귀가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음악과 영어에서는 올바른 소리와 의미를 판단하는 귀가 중요한데 이게 발달되지 않은 사람들이 대개 음치 혹은 박치가 되며 외국어 공포증에 걸린다. 

귀를 좋게 만드는 방법은 별 거 없다. 무식하게 많이 듣는 것이 최고다. 이전에 나 역시도 영어가 잘 들리지 않아서 하루 17시간 동안 미친듯이 미드를 시청했던 적이 있었다. 시간은 걸리지만 노력하면 귀는 분명히 바뀌고 이에 따라 반응하는 몸도 바뀐다. 노홍철 역시도 이런 체험을 했을 것이다. 

영어는 몸이 기억해야만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영어를 몸이 아닌 머리로 기억하고 있다. 만일 우리가 머리에 있는 영어를 몸으로 옮기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영어는 그대로 답습상태가 될 것이다. 노홍철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노력하자. 더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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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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