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대개 4~6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을 제대로 말하지 못한다. 이는 외국에 나갔을 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초급자 수준이다. 열심히 익히는데도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여기저기서 많이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열심히 영어를 배운다. 문법을 위시한 중학영어를 앞세워 독해와 듣기를 정복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시험에서 고득점을 맞기 위해서는 세세한 문법사항까지 모두 확인을 해야 된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받는 영어시험 스트레스는 그래서 장난이 아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학생이 된 후에 발생한다. 말을 할 줄 아는 학생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했던 방법들을 다 버리고 새로 말하기 연습을 시작해야 하는데 이 때는 이미 많이 늦고 버겁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글을 쓰고 말하는데 필요한 영문법의 수준은 중학교 3학년을 넘지 않는다. 고등학교에서 다루는 문법은 독해력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내용들이지만 이미 그 기본은 중학교에서 다루었기에 중학 시절 문법을 어느 정도 익힌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다(문제는 단어다). 

그렇다면 중학교에서 배우는 문법은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아래에 중학교 교과서의 문법내용이 기록된 파일을 첨부하였다. 학년별로 3권씩 총 9권에 해당하는 문법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물론 더 많은 교과서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지만 이정도만으로도 외국어의 핵심을 설명하는데는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한국 중학교 교과서 영문법의 핵심은 간단하다. 1학년 때는 ‘1문장’ 을 만드는데 필요한 문법을 배우고 2학년 시기에는 ‘문장의 길이를 늘이는 데 필요한 내용과 여러 문장을 연결하도록 도와주는 문법’을 학습한다. 대개 2학년이 되면 문장을 구성하는 굵직한 문법들은 거의 대부분 배울 수 있다. 3학년에서 배우는 문법은 표현을 고급스럽게 만들어주는 양념이다(물론 교과서에 따라 1~2학년 과정을 복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한 영문법과는 달리 학교에서는 평가 시스템으로 인한 주입식 교육이 성행한다. 변별력 확보를 위해 어려운 문제를 출제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게 실제 말하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학교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것이다. 지금의 한국 영어 교육은 외신 인터뷰를 이해하는 친구가 내신 1등급을 받기 어려운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우리는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영어를 익혀야 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 내에서는 이 환경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학교 교육만 믿고 외국어를 공부하면 100%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내가 그랬다. 수능 영어 다맞고 영어 한마디도 못했으니). 그렇기 때문에 낭독으로 문장을 암기하고 지속적으로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 문법은 말을 하는데 꼭 필요한 내용만으로 한정시킬 필요가 있다. 나머지 문법을 억지로 익히는 건 학생들에게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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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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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13.11.14 07: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갑니다. 유쾌한 하루되세요^

    • Favicon of https://transartist.tistory.com BlogIcon 정선비 2013.11.14 14: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라이너스님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답방을 가지 못해 죄송합니다. 업무 마무리 지으면
      꼭 방문 드릴게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11.14 17: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의 영어교육은 어디서부터 고쳐나가야 할까요...
    방법이 있기나한건지 모르겠네요...;;

    • Favicon of https://transartist.tistory.com BlogIcon 정선비 2013.11.15 16: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해결 방안이 거의 없습니다 ㅡㅡ;
      시험을 없애버리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
      사교육이 들썩일테니 그렇게는 못하겠죠. 고질적으로 따지고보면
      고쳐야 될 부분이 정말 많기에 좀 어렵다는 생각은 듭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ebpang.tistory.com BlogIcon Yitzhak 2013.11.16 10: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억지는 독.
    선생님 말씀이 백번 옳습니다.
    억지로 문법을 익힌다고 익혀지는 부분도 아니구요.
    열쇠는 "필요" 같습니다. 영어공부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문법.
    그 "필요"에 의해서 익힌다면 훨신 효율적이지 않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 Favicon of https://transartist.tistory.com BlogIcon 정선비 2013.11.22 17: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항상 필요를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느낍니다. 무언가를 하려는 욕망이
      없을 경우 정말 어려워 질 수 있거든요^^ 해외출장으로 답변이 늦어졌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 원하시는 일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