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숲에 다녀왔다. 좋은 자리를 잡고 그곳에 머무르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도시락을 먹고 잠을 자고 누워서 게임도 하며 편하게 쉬었다. 매일 이렇게 놀 수는 없지만 가끔은 이렇게 밖에 나와서 좋은 공기를 마시고 기분전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 말고도 내가 더 들떴던 이유는 바로 꽃사슴이었다. 서울숲 가운데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이 친구들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체험장이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먹이가 담긴 통을 파는 자판기까지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줄을 서서 체험장의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이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사람들의 먹이를 받아 먹으려 대부분의 사슴이 기다리는 동안 다른 곳에서 유유자적하게 풀을 뜯는 또 다른 사슴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 내에서 풀을 먹으려면 엄청난 경쟁에서 승리해야 하지만 지금은 말 그대로 독점이기 때문에 나는 저 사슴이 현명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의 먹이를 기다리는 다른 사슴들은 그 가운데서도 나름대로의 경쟁을 해야만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될 터였다. 

이런 광경을 보며 떠올렸던 것은 포지셔닝, 즉 선점의 법칙이었다. 어떤 것을 먼저 차지하면 그 반사이익을 상당히 오랫동안 누릴 수 있다는 이 법칙은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만들면서 증명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선점을 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전의 실수를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항상 생각하고 적용하는 연습을 꾸준히 실시한다면 나도 언젠간 어떤 것을 선점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그래서 결론은 하나다. '열심히 살자는 것'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적어도 내게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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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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