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을 별종 취급한다. 카페에서 멋지게 토론하는 사람들에게서는 광채가 난다. 이들이 사는 세상은 나와는 동떨어져 있는 것만 같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될 수 있을지 엄두를 내지도 못한다. 영어로 말을 잘하고 싶은데 방법은 잘 모르겠고 그냥 부러워만 할 뿐이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영어 잘하는 사람'의 정의가 무엇일까? 여러가지 기준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영어를 막힘없이 유창하게 하는 사람'을 떠올린다. 그런데 문제는 이 기준이 매우 애매하다는 점이다. 유창하다는 것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개 사람들은 이 기준을 말을 하는 속도에 맞추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기본적으로 언어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견을 다른 사람과 나누려면 내 이야기가 잘 들려야 한다. 명료하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하고 상대방의 얘기를 들으려면 일단 말이 깔끔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 빠르면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선입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숫자가 의외로 많다. '천천히 말하면 영어를 못하는 사람' 이라는 인식이 박혀있는 것만 같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매우 쉽다. 만약 우리가 다른 사람과 얘기를 하고 있다면 어떤 소리가 잘 들릴까? 당연히 천천히 또박또박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대화가 더 좋다. 긴 문장보다는 짧은 문장이, 에둘러 말하는 것보다는 핵심을 찌르는 말이 더 힘이 있다. 대부분 한국사람들은 말을 할 때 이 점을 지키려 노력한다. 그러나 외국어만 배우면 우리는 이 법칙을 까맣게 잊어버린다.
영어든 한국어든 대화가 되려면 다른 사람들에게 맞춰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에는 속도야 아무래도 좋지만 한국인 대부분은 영미권 사람들과 업무상에서 영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유럽, 동남아, 남미, 중국 쪽의 사람들과 거래를 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이런 배려는 필수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외국어를 정확하게 말하려는 연습을 해야 한다.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 하나씩 말을 할 수 있게 되면 그 다음에 말을 유창하게 할 수 있는 연습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영어의 단위를 늘리는 일이다. 정철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철 원장은 이를 '청크'라는 개념으로 표현한다.
처음에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영어단위는 '단어' 수준이다. 재미있는 것은 영어를 연습하다보면 이 단위가 조금씩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I……went……to……my house.'라고 띄엄띄엄 말하던 상태에서 'in the parking lot.' 이나 'to achieve my goals, I have to ……' 같은 의미단위를 조금씩 활용한다.
당연히 내가 활용할 수 있는 덩어리의 범위가 커지면 영어가 잘 들리고 말도 빨리 할 수 있다.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청크단위를 늘리기 위해서는 영어로 된 문장을 읽고 통으로 암기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글로 써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낭독하며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혀를 훈련시키는 것이다. 하루에 1시간 이상 노력하면 1년 후 원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니 제발 영어책을 펴고 서당에 다니는 학생들처럼 큰 소리로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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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렇네요!
한국어로 이야이 할때도 상대방을 고려 않고 자기 혼자만 떠드는 사람이 있는데
영어로 말을 유창하게 하여도 소통이 안되면 영어를 잘하는게 아니군요^^
워크뷰 작성
일단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어가 가진 1차 목표는 의사소통이니까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한국에서 정말 저렇게 꾸준히 하는게 쉽지만은 않은거 같습니다 ㅎ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공부를 한 사람치고 영어를 잘하는 이가 많이 없죠^^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몰랐던 사실을 하나 배우네요.
잘보고갑니다. 유쾌한 하루되세요^^
네 감사합니다. 유쾌한 하루 보내세요^^!
역시 꾸준한게 좋은거군요
잘보고 갑니다~^^
네 블로그도 영어도 공부도 즐겁게 습관처럼 오래해야지만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꾸준히 하는게 좋은데... 사실은 잘 되지 않는게... ㅠㅠㅠ
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즐겁게 그리고 꾸준하게 할 수 없다면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한국의 상황이 이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는게
좀 안타깝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열심히 하는 것 밖에 뭐가 있을까요?
네 그거 이외에는 방법이 없는데 시중에서는
조금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유혹하는 것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ㅎㅎ
저는 음식을 잘 만들지는 못하지만 음식이
만들 때 들어가는 정성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ㅎㅎ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정말 눈으로 읽고 머리로 암기하는 것 보다
내가 직접 말하는 훈련을 하니까 막이 툭툭 내밷어지더라구요
영어훈련은 역시 말하면서 외우는게 정말 중요한거 같아요 ^^
그러셨군요. 효과를 보셨다면 앞으로 그 방법을 그대로 유지해주시면 됩니다 ㅎ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붙여서 빠르게 말하면 또박뽀박 말하는 것과 달리 들려 긴장하게 되죠..ㅋㅋ 일단은 많이 외우고 많이 말하고 많이 듣는게 정답인듯해요
제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그 과정을 거치다보면 조금씩 이해되는 폭이 넓어지더라구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영어는 매일 접하는게 중요하더군요
굿밤되세요~^^
네 즐거운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영어.,.. 어려워요.
하지만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다는거죠.
잘 보고 갑니다.
네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영어를 제대로 배우기 시작할 때,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는 버릇을 들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천천히 말하다보니, 오픽이나 토익스피킹 같은 시험에서는 좀 어렵더군요. ㅋㅋㅋ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네 말씀하신 두 시험의 경우 유창성도 보기 때문에 단어간 pause가 길어질 경우 점수가 많이 내려가긴 합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은 천천히 똑바로 시작하며 읽기 연습을 하다보면 유창해질 수 있는데 사람들이 빨리하는 것에만 신경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비밀댓글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는 그걸 경험했고 결과로 지금 영어를 사용하는 직장에서 잘 일하고 있습니다^^ 다만 반복횟수가 정말 많아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복습입니다. 꾸준히 글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여 입에 익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기억은 당연히 희미해지지만 그 사이에 연습한 양이 잊어버리는 기억보다 많다면 실력은 당연히 늡니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답변이 늦어 죄송합니다. 제 대답은 예스입니다. 잊는 것 보다 연습하는 양이 많으면 실력은 자연스럽게 늡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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