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익힐 때 발음이 얼마나 중요할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르다.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정확하게 알아야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들린다. 우리는 소위 전문가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면서 혼란스러워진다. 

글을 읽기 전 먼저 내가 생각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듣고 이해하는 데는 정확한 발음이 중요하고 말할 때는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정도가 될 것 같다. 이 정도면 외국어를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지만 한가지 알아둬야 될 점이 있다. 만약 학습자가 외국어를 유창한 발음으로 구사한다면 영어에 빠질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나꼼수로 유명세를 치르고 최근 감옥살이까지 했던 전 국회의원 정봉주의 사례를 통해 이 사실을 잘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약 1년이라는 시간동안 골방에서 '몸짱'으로 바뀌었다. 닭가슴살을 먹은 것도 아니고 운동기구가 있지도 않았다. 죄수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가로 2미터 세로 1.4미터의 좁은 공간에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이다. 

그런데 정 전 의원의 이력을 보면 재미난 게 하나 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영어학원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는 탓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외대어학원을 운영하며 다양한 학생들을 만났고 그들의 영어 능력을 향상시켰던 노하우를 풀어내는 데 들으면서 많이 공감했다. 그의 노하우는 무엇이었을까?

정봉주 전 의원의 노하우는 바로 '발음연습'이다. 그는 영어를 싫어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3개월 내지 6개월 동안 영어발음기호와 문장을 정확하게 읽는 법을 지도했다. 오직 외국인과 똑같은 목소리로 글을 낭독하는 사람들을 꿈꾸며 말이다. 

재미있는 일은 이렇게 발음을 연습하고 난 뒤에 일어났다. 수강생은 대개 중고생들이었는데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자신을 호명하고 영어책을 읽어보라고 했을 때 뭔가 모를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연히 선생님과 친구들은 놀랐고 '너 발음 죽인다. 영어 정말 잘하는데?'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 이후에 학생이 느끼는 쾌감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다. 지속적으로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가 만들었고 결국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정봉주 전 의원의 역할은 발음교정에만 그쳤을 뿐이지만 학생의 성취욕을 자극했다는 점에서 나는 이런 학습법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항상 외국어를 익힐 때 발음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취욕구 측면에서 보면 발음이 좋았을 때 영어를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다. 각 방법의 좋은 점을 취합하여 최고의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좋은 발음은 성취욕을 자극한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어 실력이 향상될 수 있는 소지가 정말 많이 있다. 그렇지만 발음이 좋지 않아도 외국어를 하는 데 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항상 얘기하는 인도인의 영어인터뷰를 봐라. 인도의 토착어처럼 들린다. 하지만 상관없다. 국제무대에서 그들이 이런 영어 때문에 큰 손해를 보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좋은 것을 알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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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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