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구입하는 콩나물의 가격은 매우 싼 편이다. 우리는 이 음식을 가지고 숙취에 좋은 해장국이나 아삭아삭한 나물을 만든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맛있다. 술을 많이 먹었는데 아침에 콩나물국이 나오면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다. 

콩나물은 물을 먹음면서 자란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콩나물이 물을 먹으며 자라지만 우리가 주는 물의 대부분이 흡수되지 않고 밑으로 빠진다는 것이다. 흡수되는 건 아주 일부라는 말이다. 예전에 비타민 알약이 우리 몸에 흡수되는 비율이 적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콩나물 역시 마찬가지인가보다. 

만약 우리가 물의 양이 적다고 콩나물에 물을 많이 주면 어떻게 될까? 물을 많이 먹은 식물을 보면 아주 쉽게 알 수 있다. 수분의 양이 많으면 좋아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렇게 되면 식물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한 경우 죽어버린다. 안타까워하면서도 그 상황이 될 때까지 깨닫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쉽다. 식물이 잘 자라려면 자연의 순리를 따라야 한다. 


외국어 학습 역시 마찬가지다. 몇 개월만 하면 귀가 뚫리고 영어가 된다는 것을 내세우는 학습법이 한국에는 정말 많다. 나 역시도 공부할 때 이런 방법에 많이 현혹되었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좋지 않았고 지금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물론 아직도 원어민 수준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매일 노력하고 있다. 사실 영어를 원어민만큼 하려면 원어민 만큼 오랜기간동안 외국에 살아야 한다. 

콩나물이 클 때 많은 물을 먹지만 흡수율이 낮은 것처럼 외국어 역시 끊임없이 듣고 말하지만 익숙해지는 양은 매우 적다. 화가 날 수도 있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게 머리의 좋고 나쁨과는 별로 상관이 없다는 사실이다. 얼만큼 많이 읽고 노력하느냐에만 외국어 실력의 발전 여부가 달려있다. 짧은 기간에 외국어 능력이 향상된다는 말은 속된 말로 '개뻥'이다. 

글을 쓰면서 얼마 전에 회사에서 만났던 사람이 떠올랐다. 자신에게 외국어를 배우면 2개월 안에 귀가 열린다는 말을 했었다. 많은 얘기를 들었지만 내가 느낀 결론은 딱 한가지, '사기' 였다. 2개월 안에 영어의 소리를 배울 수는 있다. 그래서  영어가 단순히 들리는 정도의 실력은 만들 수 있지만 영어적 지식과 그 사람이 갖는 영어적 전문성은 2개월 안에 절대 만들 수 없다. 단순하지만 꾸준히 그리고 우직하게 외국어를 연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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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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