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는 대학생이 되었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생이 되었으니, 이제는 노는 일만 남았다.’ 라고 순진하게 생각했던 나는 정말 열심히 놀았다. 7~8년 후에나 졸업하게 되니 취업은 아직 먼 나라의 얘기였고, 주변의 친구들도 ‘대학생활을 즐기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에 동화되어갔다. 또 남자라면 피할 수 없는 군대도 그 원인 중 하나였다. 군대는 지금도 대한민국 남자라면 상상도 하기 싫을 만큼 싫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고 나 역시 그랬으니 ‘군대를 가기 전까지 열심히 놀자.’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는 행동이었지만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나는 그게 한심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고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 또한 전혀 하지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비슷한 성적을 낸 사람들끼리 모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씩 뒤쳐져갔다.


마셔라 마셔 ㅋㅋㅋ

 내가 군대를 가기 전에 제일 몰두했던 일은 학교 내에 있는 밴드였다. 오디션을 봐서 합격한 후 베이스 기타를 약 2년간 연주했었는데, 사람들 앞에서 무대에 서는 것이 재미있었고 그래서 연습도 많이 했었다. 지금은 공연을 하지 않지만 가끔 악기를 보면 그 때의 추억이 생각나서 집에서 혼자 연주해보기도 한다. 연주를 할 때면 열심히 공연했던 즐거운 기억들이 떠오르고 몇 년이 지났는데도 그 때 생각을 하면 매우 즐겁다. 만일 내가 이렇게 밴드생활을 재밌게 하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텐데 나는 음악을 한다는 핑계로 공부와 자기 계발은커녕 술판을 찾아다니고 PC방을 전전하며 밤을 새워 놀았으니 진짜 문제는 사실 여기에 있었다.


내가 열심히 연주했던 베이스기타, 물론 이거랑 똑같은 걸 치지는 않았다 ㅋㅋ

 열심히 놀아본 사람은 알고 있겠지만 놀면 엄청 재밌고 시간도 빨리 간다. 슈테판 클라인의 저서인 「시간의 놀라운 발견」에서는 상대성원리와 시간을 설명하기 위해 아인슈타인이 많이 언급한 예를 기록하고 있다. ‘연인이랑 있을 때는 시간이 빨리 가고, 싫은 일을 할 때에는 시간이 잘 흐르지 않는다는 느낌 이게 상대성 이론이다.’라고 말이다. 내가 이때의 법칙을 진심으로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이 바로 대학교 초기였다. 고등학교 때까지 나름 모범생으로 살았는데, 대학교 가니 10시에 집에 들어갔다면 체험할 수 없었던 휘황찬란하게 놀 수 있는 문화가 매우 많았고 나를 통제해줄 수 있는 부모님도 안 계셨기 때문에 내가 놀이에 빠져든 건 정말 당연했다(물론 지금은 싫다. 오래 놀면 몸도 피곤하고). 

 사실 나는 많이 놀아본 후에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놀다보면 어느 순간 지겨워지는 때가 오는데 이 때 다른 것을 한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이제 공부를 해야 될 타이밍이 왔는데도 이전의 습관이 이어지기 때문에 생활 패턴이 바뀌기가 매우 힘들다. 뭔가를 바꾸는 게 귀찮기도 하고 편한 것만 찾으려는 사람의 습성이 마음속에 자리를 잡게 되기 때문이리라. 그렇기 때문에 이전의 생활습관에서 탈피하려면 나름대로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실천한 사람들이 성공하는 것을 실제로 많이 봐왔다. 혹시 지금 위에서 얘기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 반성하자. 지금 우리는 인생의 멋진 시간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거다. 

 일개미의 법칙을 알고 있는가? 개미집단을 관찰해보면 열심히 일하는 개미는 전체의 20%, 평범한 개미가 60% 그리고 게으름을 피우며 일을 하지 않는 개미가 나머지 20%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 개미의 법칙이 재미있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위의 개미들 중 열심히 일하는 20%의 개미를 따로 떨어뜨려 놓으면 그 20%의 개미 중에서 60%의 평범한 개미와 20%의 게으른 개미가 생긴다. 게으른 개미를 따로 떨어뜨려 놓아도 결과는 같다. 게으른 개미만을 모아 놓으면, 그 중 20%의 개미는 부지런히 일하고 60%는 평범하며 나머지 20%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게으름을 피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부지런한 개미가 항상 부지런한 것만은 아니며 게으른 개미라고 항상 게으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학교생활과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모범생이었던 사람이 순식간에 폐인이 되고, 폐인이었던 사람이 마음을 가다듬어 멋지게 성공하기도 한다. 그래서 세상이 재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미의 법칙을 통해 가능성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희망도 없이 세상을 살면 참 지루할 것 같다. 

 고등학교 때의 나는 열심히 일하는 20%의 개미였다. 전에도 말했다시피 요령을 모르는 무식한 개미이긴 했으나 그래도 개미는 개미였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나는 학교 내에서 철저하게 게으름을 피우는 하위 20% 집단이었다. 그랬으니 일의 효율은 당연히 떨어졌다. 매일 같이 새벽을 깨우는 게임방과 술집의 단골손님, 다시 말하면 폐인생활을 꽤 오래했다. 학교 성적은 바닥을 쳤고 1학년 말에 전공이 정해지는 학부제였기 때문에 2학년 때 원하는 과를 가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찾아오게 되었다. 내 전공은 독일어인데 사실 영문과를 가고 싶어서 이 학교에 온 나로서는 1학년 말에 확인한 독문과라는 결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당시에 같은 어문학계열로는 전과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자퇴를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원치 않는 전공공부를 할 수는 없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되었기에 지금은 매우 감사하고 있다. 외국어를 배우는 방법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 얘기는 나중에 자세하게 하도록 하겠다.

꿀먹은 벙어리, 나는 곰돌이 푸?(2) 로 이어집니다 ^^!

링크 : 꿀먹은 벙어리, 나는 곰돌이 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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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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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2010.12.07 2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transartist.tistory.com BlogIcon 정선비 2010.12.07 2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지금 영어로 먹고 살고 있긴 합니다만은
      영어공부는 평생해야 될 것 같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짧게 써서 잘 보일 수 있도록 배려해야 되는데
      제 필력부족인가봅니다^^
      좋은 조언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12.08 1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싱싱한(?) 삶의 글을
    블로그에서 본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베이스기타, 밴드....
    남자의 로망이죠.^^

    • Favicon of https://transartist.tistory.com BlogIcon 정선비 2010.12.08 15: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그래서 전 나름 대학생활 잘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학점은 엉망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을 만들었거든요^^
      들러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Favicon of https://htravel.tistory.com BlogIcon 노펫 2010.12.14 13: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필력은 훌륭하세요..

    저도 예전에 블로그고수분께서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데..

    블로그 트레팩유입에 도움을 받은 적이 있어서요..

    받았으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면 서로 좋을거 같아서요...^^

    왕성한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transartist.tistory.com BlogIcon 정선비 2010.12.14 14: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포스팅의 주제가 제가 잘 못하는
      운동이군요 ^^!!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많은 관심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
      많아 좋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