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세상에서가장위험한현자세상에서가장위험한현자
카테고리 인문 > 철학
지은이 김상근 (21세기북스,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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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서 마키아벨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나도 잘 몰랐다. '군주론'을 쓴 저자이고 체사레 보르자와 메디치 가문이 위세를 떨치던 중세 이탈리아의 사람이라는 것 정도만이 내가 마키아벨리에 대해 알고 있던 전부였다. 사실 사람들은 마키아벨리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아마 사람들이 그를 싫어하는 이유는 군주론이 '냉혹하고 잔인하며 피도 눈물도 없는 철혈 군주'를 이상형으로 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실제로 군주론은 그렇다. 잔인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어야 군주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마키아벨리에 대한 편견이 많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한 기록은 상대적으로 그 비중이 작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던 와중 서점에서 마키아벨리에 관련된 책을 발견했다. "울지 마라, 인생은 울보를 기억하지 않는다!" 라는 표지 글귀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카운터에서 돈을 지불했다.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를 쓴 김상근 교수님의 작품이라 일단 믿음이 갔던 이유도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사실은 우리가 마키아벨리를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그에 대한 상식은 철저하게 왜곡된 것이었다. 저자는 이런 편견들을 논리적인 근거와 역사적 사료를 통해 하나하나 파헤쳤다. 책을 보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참 좋았던 것 같다. 

마키아벨리는 약자였다. 강한 사람들을 위해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을 것 같지만 사실 그는 절망의 시간이 더 많았다. 어렸을 적에 전쟁을 경험하고 바르젤로 감옥에서 날개꺾기라는 무시무시한 고문을 당했으며 비교적 순탄하다고 생각했던 공직의 삶도 마지막에는 그리 아름답지 못했다. 사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이라는 책 한 권으로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피렌체의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고 있던 마키아벨리는 사실 약자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판단해야 했다. 그러나 피렌체의 정치가들은 정세의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만 열을 올렸다. 정작 두려워해야 될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많이 답답했음에도 그는 피렌체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 일했다. 평생을 약자의 입장에서 살았기 때문에 사실 그의 작품은 강자들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약자의 전유물이다. 군주론 이후에 마키아벨리가 집필한 로마사 논고가 바로 이런 성향을 반영한 작품이다. 

로마사 논고의 처음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나의 이 글을 읽는 젊은이들이 행운을 만나는 기회를 잡는다면, 언제든지 지금 세상의 잘못을 피해, 옛 세상의 선례를 본받게 하고 싶습니다. 내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 단 한 사람만이라도 하느님의 은혜를 넉넉히 받아 이것을 실행할 힘을 가진 사람이 나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나는 이 글귀가 마키아벨리가 약자들을 향해 전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강자에게 우리의 권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깨어서 공부를 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훌륭항 작품들을 쓰기 위해서 마키아벨리가 했던 일은 바로 고전 독서였다. 리비우스의 로마사를 읽고 그리스 고전의 바다에서 헤엄쳤다. 책을 정말 좋아했기에 독서를 할 때 정장을 입었을 정도라고 하니 그의 책 사랑이 정말 대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고전으로 익힌 지식을 바탕으로 마키아벨리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다. 


나는 마키아벨리를 통해서 온고지신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옛 역사를 익혀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라' 라는 뜻으로 말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그가 우리에게 준 진리는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 역시 그처럼 지금은 철저한 약자의 입장이고 시도하는 것마다 잘 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과거의 잘못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다만 나는 마키아벨리와 다르게 인생을 즐기고 싶다. 그는 약소국인 피렌체에 있으면서 항상 전쟁터에 그리고 소리없는 총칼이 오고가는 외교현장에 있었다. 즐거움을 구하는 방식 자체가 달랐을 것이다. 뭐 시대가 다르니 이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북한이 뒤를 생각하지 않고 쳐들어온다면 아마 나 역시 그와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을 것이다(사실 별로 원하지 않는다).

나는 마키아벨리의 열정적인 자세를 배우고 싶다. 지혜를 탐구하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그의 모습을 모범으로 삼고 열심히 노력해서 내가 원하는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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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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