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달인호모코뮤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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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고미숙 (그린비,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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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에 관한 책들은 세상에 넘쳐난다. 학교가 돈을 버는 방법과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 책들은 사회초년생들을 대상으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나 역시 돈에 관련된 책을 많이 사서 보았다. 책을 보면서 사람은 역시 배워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전화로 가입했다가 나중에 해지해서 본전도 못찾은 저축보험, 소액이긴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달려들었던 주식등을 회상하면서 말이다. 그 당시의 나는 정말 무모했다. 전화로 금융상품을 가입하는 미친놈이 어디있겠는가? 나 같이 어리벙벙한 사람들이나 걸려드는거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좀 미안하긴 하지만 실제 자신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계산을 해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선택하는 금융상품은 결국 판매자의 배를 불리는 수단밖에는 되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재테크 서적을 보면 10억이 열풍이다. 10억이라는 돈은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사람들이 여가생활을 즐기면서 노후를 풍족하게 보낼 수 있는 돈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책에서는 저축을 할 때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요령과 펀드투자나 부동산투자의 비결을 알려주며 자산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가지의 팁을 제공한다. 사회에 처음 진입해서 경제활동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될 내용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얻을 수 없는 중요한 가치가 하나 있다. '10억이라는 돈을 어디에 쓸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냥 자신이 놀고 먹으면 그만인건지, 아니면 이 돈을 통해서 사회에 가치가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기초자금으로 활용할 것인지, 꼭 돈이 많아야지만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을 재테크 서적에서는 아주 과감하게 무시한다. 삶의 가치가 꼭 10억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물론 재테크 서적에서는 인생의 꿈을 세우고 목표를 세워 열심히 달리라는 말을 하며 우리를 위로해준다. 목적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기에 사실 위에서 언급한 전문가들이 하는 말은 의미가 있다. 우리가 사실 돈을 얼마나 모아야겠다는 목표를 세운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가? 만약 있다면 그는 지금도 꿈을 이루기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목표한 금액을 모으고 난 이후이다. 10억을 모으면 뭘 할 것인가? 그냥 놀고 먹기만 하면 인생 간단히 해결이니 그렇게 먹고 자고 싸기만 하면서 평생을 보낼텐가? 그에 대한 대답을 알고 싶다면 바로 이책 '돈의 달인, 호모 코뮤니타스'를 읽어보면 답이 아주 쉽게 나온다. 

 사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돈에 관한 이야기이기에 제목이 호모 모네타스(모네타는 라틴어로 돈을 의미한다)정도 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코뮤니타스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Community, 즉 공동체를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돈을 잘 벌고 잘 쓸 수 있게 우리의 마음을 가다듬어주는 책이라고 생각했지 공동체에 관한 생각은 전혀하지 못했기에 범했던 오류였다.

 이 책의 저자인 고미숙님은 돈을 이용해서 삶의 아름다움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고 있다. 사실 부자가 되어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사람은 이 책을 볼 필요가 전혀 없다. 그냥 아끼고 많이 벌어서 자신의 통장, 금융계좌 또는 부동산을 통해 재산을 늘려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돈의 가치는 이게 아니다. 돈을 통해서 사람들이 사랑을 나누고 부대끼고 어우러지는 과정을 통해 현대사회에서는 얻을 수 없는 사랑이라는 멋있는 녀석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 책의 제목이 모네타스보다는 코뮤니타스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언제부터를 현대사회로 이야기해야 하는지 얘기가 분분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돈에 대하여 철저하게 계산적으로 변했을 때를 현대사회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버지는 시골에서 오랫동안 공무원생활을 하셨는데 지금도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을 많이 어려워하신다. 시골에 있을 때와 마인드가 너무 틀리고 이의 대부분이 금전적인 문제와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록 내가 사랑과 나눔이라는 가치에 대하여 머릿속으로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할 지라도 아버지의 실제 사례를 들어보면 거부감이 들지 않고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나도 이미 현대사회의 물질만능주의에 젖어있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우리는 너무 베푸는 것에 인색하다.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마음을 주고 자신의 것을 순환시키는 가운데 우리가 이룰 수 있는 일들은 더 커진다. 내가 기부한 돈을 통해서 아프리카의 아이들이 한달을 먹을 수 있는 양식을 구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내가 인터넷에 올린 글 하나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도 있을 터이다. 하지만 우리는 베푸는 것에 인색하고 계속 먹는다. 싸지않고 먹기만 하면 어떻게 되는가? 간단하다. 죽는다. 바닷물을 받아들이고 밖으로 보내지 않는 유럽의 바다를 가리켜서 우리는 죽은 바다 즉 사해(死海)라고 한다. 돈도 마찬가지다. 가지고만 있어서는 돈이 멋진 가치가 되지 않는다. 베풀자. 이 책에서 얘기하고 있는 가장 소중한 가치는 바로 나눔이다. 그런 면에서 책의 제목은 참 역설적이다. 하지만 밉지는 않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니까 말이다. 돈을 벌고 싶었기에 수십권의 재테크 서적을 읽은 나 역시 이 책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많았다.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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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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