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비싼집에사는가난한사람들
카테고리 경제/경영 > 재테크/금융 > 부동산 > 부동산일반
지은이 김재영 (더팩트,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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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사회에서 돈은 정말 중요한 가치이다. 나는 커피숍에서 책을 보는 걸 매우 좋아하는 데 이 행위를 할 때 조차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나는 제일 가격이 저렴한 아메리카노를 주로 먹고 그렇게 열심히 먹다보니 이 커피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커피가 되었다. 카라멜 마키아토나 카페모카 같은 커피는 상대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래먹다보니 자연스럽게 입맛에 적응하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나는 커피를 마실 때 설탕을 타지 않는다. 처음에는 설탕을 타면 당분때문에 입냄새가 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냥 진한 커피를 먹었었는데 요즘에는 커피를 매번 마실 때마다 느껴지는 쓴맛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나는 쓴 커피를 먹으면서 책장을 넘기는 것이 매우 큰 즐거움이다. 아마 사람은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살 수 있는 멋진 동물인 것 같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어떻게 파멸하는 것인가를 보여주는 책이 있어 흥미롭다. 위에서 소개한 하우스푸어라는 책이 바로 이에 해당되는데 책에서는 비싼 아파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빚더미에 얹혀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하나하나 분석하고 있고 이 내용은 이전에 PD 수첩에서도 방영된 바가 있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아파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는 철저하게 자산증식의 수단이다. IMF가 터질 무렵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은 적어도 억대의 시세차익을 남기며 큰 돈을 벌었고 그로 인해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돈을 많이 벌고 싶고 편안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나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집착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 이쯤이면 꺼질법도 한데 부동산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인터넷을 뒤지다보면 10억벌기를 표방하는 재테크 카페가 참 많이 있는데(나도 회원이다. 궁금해서 가입했다^^) 이 분들의 성공수기를 보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 부동산이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부동산 투자를 통해 실패한 사례를 기록했다는 데에 있다. 이전부터 핫이슈가 되었던 재개발 아파트인 은마아파트에 입주한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는데 저자는 은마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에게 헛된 욕심이 불러오는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준다.

 화폐경제가 발전하면서부터 사람들은 대출에 익숙해졌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내가 미래에 벌 수 있는 돈을 미리 당겨서 쓰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문제는 내가 미래수익을 당겨쓰게 되면 앞으로 사용하게 될 돈의 액수가 적어진다는 데 있다. 이것만으로도 미칠 노릇인데 미리 쓸 수 있도록 도와줬으니 나에게 돈을 조금 달라고 이야기하는 금융회사들 때문에 채무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골치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출을 받지 않으면 처음에 살기 어렵다는 감정이 팽배해있고 이는 항상 과소비로 연결되었다.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현대 경제는 빚이 없이는 돌아가기 어렵다. 빚내서 투자하고 이익을 얻고 다시 빚을 내서 투자하고 이익을 내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예로 설명을 해보자. 몇년전 세계를 휘청거리게 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기억하는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미국에 살고 있는 A는 집을 사고 싶었다. 현금이 2000만원밖에 없어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은행에서 8000만원을 빌려줄테니 1억짜리 집을 사라고 한다. 이게 웬 떡이냐? A는 대출을 받아서 집을 구매했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 개발 호재가 밀려오면서 집값이 마구마구 뛴다. 1억에 산 집이 2억이 된다. 여기서 집을 팔아서 8000만원을 갚고 1억짜리 집으로 옮겼으면 이 사람은 아주 좋은 투자를 한 셈이 되는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은행은 A에게 집을 담보로 대출금액을 늘려준다고 한다. 기분이 좋아진 A는 한도까지 대출을 하면서 외제차도 구입하고 화려하게 살았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던 집값이 계속 떨어진다.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입주자들 때문에 주택 보급률이 떨어지고 집값의 하락폭은 더 커진다. 이제 A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진다. 집값이 떨어지는데 갚아야 될 빚은 엄청나다. 그래서 집을 팔아서 빚을 메꿔야 되는데 집 값을 통해서도 빚의 상환이 어렵다. A와 같은 많은 사람들 때문에 은행의 유동자금이 떨어지고 은행이 줄도산한다. 은행이 도산하면서 세계의 자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고 연이어 주식시장에 영향을 끼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관련된 사람들이 엄청난 피해를 본다. 서브프라임사태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다.



 위에서 언급한 부동산투자는 우리가 흔히 하는 과소비의 최악의 수이다. 은마아파트의 입주민들이 이 아파트를 구입할 당시의 아파트 가격은 대략 10억 선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떨어져서 7~8억 정도라고 한다. 제대로 된 돈을 내고 구입한 사람들도 2억정도 손해를 본 셈인데 더 큰 문제는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큰 융자를 끼고 아파트를 매매했다는 사실에 있다. 이들의 평균 부채는 대략 5억인데 5억이라는 원금을 갚기위해서만도 엄청난 세월을 저당잡혀 일을 해야 하며 게다가 아파트 값은 떨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갚아야 될 부채는 더 늘어났다. 그리고 이자는 어떤가? 아주 낮게 쳐서 연 4%의 이자로 빌렸다고 생각해보자. 그래도 5억이라는 큰돈에 해당하는 이자는 연 2천만원이다. 거의 중소기업 신입이 받는 연봉에 필적하는 금액이다. 결국 아파트 매매자는 은행의 노예가 되고 평생 돈을 갚아나가도 원금을 상환하기도 어렵다. 그렇게 되면 아파트 차압이 들어온다. 죽도록 돈을 마련하고 대출을 받아서 부동산을 통해 돈을 좀 불려보려는 욕심이 결국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열심히 벌어서 은행 좋은 일 시켜주는 거다.

 나는 돈이 많이 없다. 인턴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월급도 작을 뿐더러 저축액도 작기 때문에 크게 뭘 벌일 여유도 없다. 하지만 위의 관점에서 봤을 때 나는 이 사람들보다 부자다. 생각해 볼 문제다. 자신의 욕심에 맞게 조금씩 모으면서 열심히 미래를 준비할 것이냐 아니면 순간의 금전적인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인생을 저당잡힐 것이냐. 생각해 볼 문제이다. 돈 문제에 관해서 자유로울 수 있는 현대인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이 많았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위의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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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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