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영어성적에 관한 스트레스가 많다. 일단 대학생들이 많이 보는 토익시험이 대표적이다. 이 시험은 이전부터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판단하는 척도로 이용되었다. 요즘에는 이마저도 공신력이 없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말하기 성적까지 요구한다.

 취업을 위해서는 성적과 스펙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그리고 어느정도는 업무와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영어성적이 없으면 서류전형 시 가점을 받기 힘들고 운이 좋이 취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업무의 수는 제한되기 마련이다.

 위에서 언급한 시험의 목적은 대부분 좋다. 관련 홈페이지를 조금만 돌아다녀보면 이런 문구를 아주 쉽게 본다. "이 시험은 사용자가 얼마나 영어를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 그런데 정말 그럴까? 우리는 이미 시험에서 고득점을 맞는 것이 출중한 영어실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시험이 단순히 개인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전혀 문제가 없다. 취지도 훌륭하고 목표도 분명하기 때문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예전이 그랬던 것 같다. 고득점자가 가물에 콩나듯 적었던 시대말이다. 그 때는 시험성적이 대개 자신의 실력과 직결되었다. 요령이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 시험은 요령과 기술이 좋으면 자신의 실력 이상의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유형이 있고, 기출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유형의 시험이 생기면 처음에는 성적이 낮다. 본인의 진짜 실력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에 많이 실시하는 영어시험은 요령이 너무 많다. 짧은 기간에 고득점을 만들어주는 학원도 많고 스터디모임도 활성화되어있어서 학습자들에게는 매우 좋다. 문제는 이런 좋은 환경이 점수인플레현상을 가져온다는 점이다. 예전 세계대전당시 수레 가득히 지폐를 실어도 빵하나를 살 수 없었던 독일의 예처럼 요즘의 시험성적이 보이는 양상은 꽤 기이하다.

 우리는 우리가 외국어를 왜 배우는지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어떤 방식으로든 언어는 소통을 위해 있는것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부해야 되는지에 대한 답도 아주 쉽게 나온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영어로 소통을 할 수 있을 수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사실 이 과정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외국어를 공부하며 짜증을 느끼는 이유는 간단하다. 즐기면서 오랫동안 꾸준히 연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할 외국어를 단기간에 정복하려 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토익점수 몇점까지는 만들어야하고 오픽이나 영어말하기시험은 몇등급 이상 나와줘야 한다. 할게 많으니 마음이 급하다. 밥을 빨리 먹으면 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왜 우리는 공부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할까? 

 영어에서 벼락치기를 의미하는 단어는 cramming이다. 이 단어의 뜻은 원래 '짐이 가득차있어 잘 들어가지 않는 가방에 물건을 쑤셔넣다'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단기간에 많은 지식을 집어넣는 행위를 이 단어를 이용해서 표현한다. 우리가 알고 있다시피 벼락치기는 결과가 썩 좋지 않다.

 우리는 외국어를 학습하면서 '빨리 가려고하면 길은 더 험해진다'는 진리를 꼭 마음속에 새겨야한다. 하루에 분량을 정해서 글을 읽고 요약을 해보고 말을 하는 연습을 실시한 뒤 나중에 이를 글로도 표현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언어구사력은 날이 갈수록 발전할 것이다. 당장 취업이 급하다고 급하게 먹는 우는 범하지 말자.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실력은 일취월장 할 것이다. 꾸준히만 한다면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정복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블로그 이미지

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