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외국 유학을 가는 사람들이 많다. 영어를 잘 쓸 수 있도록 기본 실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유학의 결과도 꽤 좋다. 일단 다녀오면 말도 빨리 하는 것 같고 외국인과 대화도 막힘이 없다. 그래서 한국의 부모님들은 돈이 많이 들더라도 자신의 아이를 외국으로 보내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반면에 외국에 갈 수 있는 재력을 갖고 있지 못한 부모님들의 속은 시커멓게 탄다. 다른 아이들은 나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만드는데 자신의 아이들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제공해주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서민이라는 사회적 지위가 이들을 압박한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솔직하게 말하면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격차는 크다. 회사에서든 개인적으로든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야 유리하기 때문이다.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은 세계를 대상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우리는 외국어 학습에 많은 돈을 투자한다. 유학을 보내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는 한국에서 여러 교재를 사서 공부한다. 이래저래 돈이 들어갈 데가 많다. 한명이 외국어를 잘 하려면 여럿 고생한다.
그런데 우리는 ‘외국어를 잘한다.’는 말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말이 빠르고 끊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영어를 잘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영어를 끊어지지 않게 잘 말하고 발음이 좋으면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이런 통념에 많은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창성은 외국어를 잘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대화를 할 때 막히고 끊어지면 상대방이 싫어하고 대화를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창하게 하는 것만 가지고는 대화의 맥이 유지되기가 좀 어렵다. 상대방과 내가 갖고 있는 배경지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설명을 위해 짧은 영문을 첨부했다. 아래의 글을 참조해주기 바란다.
A Three-Part Series on the U.S. Housing Bust
DAY ONE
Boom
Forces converge to fuel the biggest American housing boom since the 1950s: plunging interest rates, exotic new Wall Street securities that flood the mortgage industry with cash, and easier loan packages for immigrants and others with less-than-stellar credit.
DAY TWO
Bust
Banks and other mortgage lenders notice weakness in the housing market. New houses sit unsold and foreclosures rise as people who bought homes with adjustable-rate mortgages see sharp spikes in their monthly payments. Central bankers and other watchdogs are caught by surprise.
DAY THREE
Aftermath
When subprime lenders implode, the contagion spreads quickly to Wall Street, which had packaged risky mortgage loans and sold the securities around the world. Investors panic that the housing collapse will reverberate through the rest of the economy.
위의 글은 2008년도에 세계를 강타한 서브프라임 사태를 요약한 글이다. 이 글을 예로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달랑 유창성 하나 가지고 이 사태를 설명하고 토론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주제를 자유롭게 논할 정도가 되려면, 관련지식이 풍부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려면, 많은 양의 독서도 필수다. 내가 수업을 진행하는 대학교수라고 가정해보자. 핵심을 이야기하지 않고 겉에서만 도는 학생들의 긴 이야기가 내 성에 찰까? 아니면 말은 많이 안하고 어눌하지만 짧게 핵심을 찌르는 말을 구사하는 사람을 좋아할까? 당연히 대답은 후자다. 하지만 외국어의 경우 부모님들은 이 단순한 진리를 잊어버리고 말을 빨리 그리고 많이 하는 사람이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부모님 스스로가 아이의 정확한 영어실력을 판단할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영어 학습자 스스로가 깨닫고 해결해야 될 문제다. 앞으로 자신의 인생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미리미리 풀어두는 것이 좋다.
영어를 막힘없이 하는 것은 물론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능력이 높은 외국어 수준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유창한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독서를 통한 다양한 배경지식습득이 필수다. 껍데기만 있는 영어는 하지말자. 차라리 유창하지 않더라도 핵심을 찌르는 논리적인 사고를 기르자. 유창성은 이후의 문제이다. 물론 논리적인 사고력이 바탕이 된 상태에서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학습자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다시 한 번 말한다. 영어는 누구나 다 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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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아 주세요
역시 언어는 말 자체를 잘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네요.
그 말을 제대로 다룰줄도 알아야 하는군요!
오늘도 배우고 갑니다 ^^
영어도 언어니까요
단순히 말을 할 수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언어구사력이 좋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잖아요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어도 화술이 있는거군요..영어책좀 읽어야겠어요.
네 읽어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화성, 금성 남자여자시리즈를
원서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안그래도 그쪽분야의 전문가이시니까요 ㅎ
즐거운 하루 되세요^^!
오~ 토To님 좋은 멘토 감사드려요 ^^
토To님 괜찮다아~~
저도 sayiou님의 블로그에서 많이 배우고 있기 때문에
sayiou님 역시 제 멘토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어딘가에서 본 광고가 생각나요
영어를 하겠습니까 아니면 영어를 말하겠습니까 라는.. ㅋ
둘다해야죠^^
다만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배경지식이 필요하니까요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ㅎㅎ
적극 공감하는 바입니당 !!..... 저도 이에 동참하는 이야기를 해 보고 싶은데 댓글이라... 조금 힘드네용 ...
언젠가 관련글 적어서.. 트랙백 날리겠습니당 ^^*
오! 이베이날다님이 트랙백을 걸어주신다면
저로서는 대환영입니다^^ 기대할게요 ㅎ
즐거운 하루 되세요 ㅎㅎ
영어.. ㅎ
많이 쓰면 늘더라구요..
마음만 먹으면 국내에서도 영어 잘 할 수 있습니다. ~ ㅎ
네... 저 역시 국내에서만 영어를 공부했습니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얼마나 노력했느냐 하는 점인듯
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ㅎ
영어는 그냥 그릇이죠.
그안에 뭘 담는 지가 각자 역량에 달린 것이겠죠.^^
네 그런데 요즘 대부분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토끼님께서 말씀하셨던 원리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즐거운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ㅎ
후아....
정말 나이먹어가며...영어가 유창하기만해도 사람이 달라보인다는걸 느끼게되었답니다
후앙 .. 토To님의 블로그는 ㅠ_ㅠ 인터넷익스플로러 6.0으로는 안보이네요 흐엉~ 글이짤려요 ㅠ
에구.... 본의아니게 불편하게 해드린 점 죄송합니다.
그래도 다 보셨기에 리플을 달아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영어도 독서가 중요하네요
오늘도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편안한밤 되세요
네 모든 언어는 독서의 힘을 받아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안녕하세요. 토토님.. ㅎㅎ
오늘도 어김 없이 좋은 글을 주셨네요.
사실 이 문제는 영어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잘 안다라는 것, 표현 한다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그런면에서 어휘나 생각의 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지식이고 독서가 이런 지식함양에 큰 도움이 된느 것 같습니다.
그리고 궁극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영어나 일너 부분에서도 필수적 요소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의 글은 영어를 예로 든 것이지만
YB님 말씀처럼 살아가는데 필요한
총체적인 지식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문법 독해는 공부량에 비례하겠지만 회화는 낯두께에 비례하는것 같다고 믿는 1인입니당..ㅋㅋ
낮두껍게 달려드는 횟수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공부량이 늘어나는거겠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오늘도 멋진 글 감사합니다~
잠자던 학구욕이 되살아 나는 느낌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저도 돼지님의 영국글을 읽으면서
외국문화를 많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영어 때문에 필리핀으로 연수가는 조카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글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필리핀 연수 잘 다녀오기를 기원합니다.
사실 필리핀은 마음을 독하게 먹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조카분의 마음을 확실히 잡아주세요^^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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