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역사서와는 다르게 세계사의 맥을 바꾼 핵심적 요소를 위주로 사건을 재구성한 것이 특이했습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역사서는 딱딱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저자의 분석법에 감탄했습니다. 이후 그는 사람이 인생을 의미있게 보내는데 필요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다수의 책을 집필했고 거의 대부분의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습니다. 서점에 가면 볼 수 있는 '공부력', '곁에 두고 읽는 니체', '혼자있는 시간의 힘' 등이 바로 그의 작품입니다. 그는 일본 메이지 대학교 문학부 교수로 재직중인 사이토 다카시입니다. 


오늘은 그의 책 중 최근에 새롭게 출간된 '나는 단단하게 살 것이다'라는 내용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전의 책들과 마찬가지로 인생을 의미있게 보내는데 필요한 요소를 사이토 특유의 정중한 문체를 사용하여 논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주제로 시작했다가 갑자기 철학과 종교를 넘나들며 인생의 의미를 깊이 탐독합니다. 그런 뒤 마지막에는 단단하게 살기 위한 저자의 팁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생각을 펼치고 이를 삶에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한다는 컨셉으로 기획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렇게 이론과 실제가 혼합되어 있는 글을 좋아합니다. 특히 최근에 읽었던 프랑스의 인류학자인 레비스트로스의 이야기를 자주 해주어 더 친근감이 느껴졌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분이 쓴 야생의 사고, 슬픈 열대, 신화의 의미 등은 한 번 살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사람의 사고에 관한 편견을 깨뜨릴 수 있는 좋은 교재이기 때문입니다. 


대개 사이토 다카시의 모든 글들이 그렇듯이 이 책 역시 읽기 편안하면서도 짧은 문체로 구성되어 있어 독자들이 접근하기 좋습니다. 글을 써 보면 아시겠지만 짧고 간단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 능력은 오랜 기간의 훈련을 거쳐 완성됩니다. 글쓰기 능력은 짧은 시간에 향상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노력 끝에 글을 쉽게 쓸 수 있게 되면 많은 독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아마 이런 점이 독자들로 하여금 사이토 다카시를 기억하도록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저는 책을 읽으며 제목에 포함된 '단단하게'라는 단어를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사이토 다카시가 주장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 말의 의미를 요약하면 '자주성', '열정', '창의성' 등의 단어가 나올 것입니다. 책을 읽으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를 글과 책의 형태로 내보낸 그라면 이런 주장이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글로 표현하며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낍니다.


사이토 다카시는 책에서 '몰입을 통해 도(道)와 세상의 이치를 수련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그가 예로 든 미야모토 무사시 (일본의 검객, 이도류의 시조로 알려져있다) 의 경우 칼을 쓰는 놀림을 연구하고 몸으로 익힌 끝에 무예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무사시에게는 그 수단이 칼이었겠지만 우리는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악기로, 또 다른 이에게는 글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가 이처럼 도를 수련하려면 혼자 있는 시간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시간에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습니다. '자신의 시간을 통제하고 주변 환경에 적응하며 그 가운데 최선의 결과를 내는 것.' 사이토 다카시가 생각했던 '단단하게 사는 것' 이 이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다음에 나오는 그의 말은 이런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도록 해줍니다. 


"에너지를 쏟아부은 것이 형태를 갖추어가고 그것이 하나의 세계가 되는 일을 하는 시간은 자신을 견고하게 합니다. 그곳을 흐르는 시간은 그 세계만의 시간이기에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이는 누에고치 내부처럼 지켜집니다. - 사이토 다카시"


지금 우리의 주위를 살펴보면 자신의 세계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허나 스스로가 몰입할 수 있는 일조차 없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입니다. 이 글과 사이토의 책을 읽으며 내 인생을 단단하게 만들어 줄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봅시다. 그 시간동안 만큼은 온전히 자신의 세계 속에 있을 것입니다. 단단하게 사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블로그 이미지

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