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프랑스 사람들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고상함'과 '우아함'을 떠올립니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그들의 삶에 녹아있는 철학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대학 입학시험인 바칼로레아의 철학 문제를 전 국민이 고민하고 토론하며 생각을 교환하는 모습이 이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나라를 바꿨던 프랑스 혁명의 주체적 사고방식이 이들에게 계승된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프랑스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우리의 그것과 상당히 다릅니다. 노벨상을 거절한 철학자로 잘 알려진 사르트르와 계약결혼을 한 보부아르만 봐도 우리는 이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녀는 계약결혼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책으로 남기며 사람들의 사고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명망있는 철학자입니다. 이런 외부적 요인 때문인지는 몰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프랑스 여성을 생각할 때는 '부러움'이라는 감정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이처럼 프랑스 여성들이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해답을 알고 싶은 분들께 저는 '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자인 미레유 길리아노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LVMH의 샴페인 브랜드 뵈브 클리코의 CEO를 역임했던 인물로 명품을 기반으로 한 인문학을 깊이 연구한 전문가입니다. 사실 명품과 인문학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지 못할 경우 그들의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철학과 역사를 공부하는 것만이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착각입니다. 철학과 역사의 근본도 따지고 보면 모두 '사람'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것은 크게 3가지로 스타일, 건강 그리고 마음가짐입니다. 우리가 처음 만날 때 그 사람을 판단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매우 짧지만 그렇게 판단하게 된 이면에는 그가 살아온 인생과 철학이 녹아있습니다. 사람들이 프랑스의 여성을 생각했을 때 떠올리는 이미지 역시도 이런 과정을 거쳐 형성된 것이죠. 프랑스의 유명한 디자이너인 코코 샤넬은 "마흔이 넘으면 그 누구도 젊지 않다. 하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일 수 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성형이나 주름살 제거에 관심이 있는 동양권의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자세입니다. 이런 그녀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저자인 미레유 역시도 같은 입장을 고수합니다. 우리는 이런 그녀의 견해를 책의 초반부인 스타일을 다루는 챕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그 모습을 받아들이고 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보내는 메시지를 통제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나 자신을 돌보고 현재의 내 이미지를 가장 멋지게 드러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책을 읽으며 제게 가장 인상깊게 다가왔던 내용 중 하나는 바로 '식습관'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기획이라는 업무 특성상 야근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당연히 식사도 단시간에 준비되는 패스트 푸드 (햄버거, 라면 등)를 선호합니다. 허나 미식가의 나라로 알려진 프랑스의 식사는 한국과 전혀 다릅니다. 프랑스의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어떤 것을 먹어야 할지 철저하게 배웁니다. 군것질과 패스트푸드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식사 자세가 불량하면 디저트 금지령이 떨어집니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자판기의 경우 프랑스 내에서는 불법입니다. 올바른 식사를 향한 프랑스인들의 열정이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책을 보면 다양한 예시와 함께 올바른 식습관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건강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해당 내용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구하며 자존감을 높이는 것 역시 프랑스 여성들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사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부의 환경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존감이 많이 약해져있습니다. 또한 어떤 일을 하더라도 성공할 수 없다는 패배의식을 마음 속에 지니고 있죠. 그러나 인생을 의미있게 살기 위해서는 자신을 사랑하는 태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 역시도 사랑할 수 없습니다. 애석하게도 사람들은 이런 이들의 인생을 기억해주지 않습니다. 슬픈 현실입니다. 


전반적으로 내용이 좋기 때문에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다만 이 책을 읽는 제가 남성이라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만약 제가 여자였다면 책 속의 지식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익한 내용이 많기 때문에 주변의 여성분들을 만나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성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식습관과 스타일 및 마음가짐에 대한 거의 모든 내용들이 담겨있는데다 저자의 경험이 가미된 예시가 많아 이해하기도 쉽기 때문입니다.


사실 책의 제목인 '프랑스 여자는 늙지 않는다'는 역설입니다. 그들은 겉모습을 어리게 하는 것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우아함을 잃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려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낍니다. 다른 사람의 뒤를 따라가며 인생의 영화를 누리려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 책은 내 삶을 다양한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조건을 기록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그들이 인생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 글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소중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면 저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듯 합니다.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고,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하고,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하며,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공분' 에 의연히 참여하며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 이것이 중산층의 조건이다.          

"퐁피두 대통령 - Qualite de 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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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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