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의 공부법은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전에 나는 '공부하는 인간'이라는 책을 리뷰하며 세계의 공부법이 많이 다르다는 말을 했었다. 각자 경험했던 바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사람들은 우리가 잘 모르는 서양의 공부법을 자세히 알고 싶어한다. 

특히 한국 사람들이 관심을 끄는 국가는 이스라엘이다. 전 세계의 0.2% 밖에 안되지만 아이비리그 내 비율이 30%고 노벨상 수상자 역시 제일 많은 유태인의 국가 말이다. 사실 나도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는지 많이 궁금했었기 때문에 관련 도서를 읽으며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태인과 선비의 교육에서 공통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두 집단이 비슷하다고 말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사실 이 둘 사이에는 눈여겨보아야 할 점이 참 많다. 

첫번째로 유태인과 선비는 '온고지신' 이라는 말을 가슴속에 품고 살며 옛 것을 존중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것을 익히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유태인은 탈무드, 선비는 사서삼경을 읽으면서 삶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판단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 

책을 읽은 뒤에는 꼭 느낀 바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었다는 점도 두 집단 간의 공통점이다. 유태인은 탙무드를 익힐 때 한국학생처럼 역사를 암기하는 식의 공부는 하지 않는다. 사건의 전말을 들었으면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 사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지 철저하게 따지며 지식의 장을 넓힌다. 우리나라 선비들 역시 경전의 해석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일이 많았고 거리가 먼 경우에는 서신으로 논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둘 사이의 공통점을 찾다가 조금 아쉬운 점을 발견했다. 전 세계를 주름잡는 유태인은 아직도 이전에 효과를 보았던 공부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전에 어떻게 공부했는지 그 유래를 찾아볼 수조차 없을만큼 옛 것을 잃었기 때문이다. 


세계의 지식인들은 산업혁명 이후의 학교를 공장이라고 비판한다. 기업이 요구하는 최소 능력을 교육시켜 실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주는 기관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의 학교도 이와 비슷하다.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교에서 주는 지식을 받아들이는 역할만 하고 대학교에 가서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않는다. 

나 역시도 이렇게 시간을 보낼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고등학교 시절 훌륭한 은사님을 만나 공부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었다. 은사님은 학생들에게 항상 '왜' 를 강조하셨다. 모든 현상의 근거를 따져 묻고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며 개인의 지성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믿었던 분이었기에 모든 학생이 은사님을 좋아했다.

은사님은 수업시간에 아무리 쓸데없는 질문을 하더라도 다 받아주셨다. 나중에 만나서 여쭤보니 선생님께서는 우리가 시간을 때우기 위해 그랬다는 걸 다 알고 계셨지만 학문의 기본은 질문이었기 때문에 모르는 척했다고 말씀하셨다. 아!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글을 쓰면서 나는 사람들이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묻고 답하며 인생을 개척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를 찾는 일은 정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유태인이 참 부럽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질문하며 그 해답을 찾는 습관이 완전히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다. 나는 언제쯤 이렇게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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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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