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어학자들은 한글을 과학적으로 우수하며 정말 뛰어난 언어라고 찬사를 보낸다. 우리는 이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한국인이라는 것에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솔직히 한글은 세계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언어는 아니다. 일단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미권 사람들이 배우기 어려운 언어이기도 한데다 그들이 굳이 한국어를 배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어로 기록된 지식의 양도 적고 배워서 써먹을 데도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 영어의 위상은 정 반대다. 어렸을 때부터 해외 유학을 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영어 유치원은 자리가 없어서 가지도 못한다. 돌 전에 등록해도 대기번호가 1000번이 넘어간다고 하니 한국 어머님들의 교육열이 정말 대단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이런 부모님들은 대개 한국이라는 국가의 정체성에 큰 관심이 없다. 문화나 역사 또는 한국의 전통 유산에 대한 것보다는 우리 아이가 영어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영어를 잘하면 성공할 수 있고 상류계층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전국을 감싸고 있는 것 같다. 이전에 이런 내용을 영어계급사회라는 책에서 비판했었고 나 역시 블로그를 통해 이 책을 리뷰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얼마전 충격적인 뉴스를 보았다. 주둔군지위협정이라고 불리는 SOFA에 관한 내용이었다. 충격을 받았던 조항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협정에 대한 이견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영어본에 따른다' 이다. 우리나라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인데도, 우리가 주권국인데도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가까운 일본이나 유럽쪽의 독일만 봐도 동등한 효력이 있도록 각 언어별로 2부를 제작한다. 그러나 한국처럼 영어본을 우선으로 한다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전에 FTA 협정을 체결할 때도 영어 번역 문제 때문에 곤혹을 치른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 나는 참 아쉽다. 

이 사건은 우리가 영어를 배워야 하는 당위성을 보여준다. 잘 모르니까 당한다는 상투적인 얘기보다도 우리가 힘을 키우고 국격을 높여야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자국의 주체성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런 사건은 더 자주 생길 것이다. 아직까지는 그런 노력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 

같이 읽으면 좋은 글:

2012/02/21 - [토To의 도서관] - 영어는 정말 계급인가? 영어계급사회

2012/02/15 - [토To의 영어생각] - 다독가의 일화를 통해 본 영어학습법

2012/02/03 - [토To의 영어생각] - 완벽함과 영어와의 상관관계!!

2012/01/18 - [토To의 영어생각] - 나는 어떤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가?

2012/01/27 - [토To의 영어생각] - 영어라는 게임의 4가지 단계^^!

2011/10/24 - [토To의 도서관] - 하루 한시간! 영어 독서의 힘!

2011/09/30 - [토To의 영어생각] - 미드로 배우는 영어공부법^^!

2011/09/27 - [토To의 영어생각] - 영어학습은 능동적으로... Be Proactive!!

2011/09/02 - [토To의 영어생각] - 학교에서 하는 영어공부는 효과적인가?


블로그 이미지

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