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어떤 방식이건 영문법을 접한다. 시험문제를 분석하고 수능 출제 유형을 익히며 고득점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대학생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요즘 추세가 아무리 말하기 성적을 요구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 고득점을 받기 위한 문장패턴을 시험 보는 것처럼 줄줄줄 외워서 결국 원하는 점수를 획득하고 영어를 접는다. 문법을 암기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당연히 어렵고 짜증나고 귀찮다. 영어 포기자도 늘어난다. 

우리가 이렇게 된데는 학교 교육의 영향이 크다.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던 시험을 보건 학생들은 문제를 분석하고 관련 내용을 모두 암기해야 했다. 특히 문법의 경우 시험의 비중은 적지만 1등급으로 가는 필수 관문이기 때문에 엄청난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나중에 다 잊어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대다수는 중고등학교 때 초록색으로 된 성문영어를 보다가 접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나도 있다). 

영문법은 왜 배우는 것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문법을 시험을 볼 때 우리를 짜증나게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반만 맞는 말이다. 우리가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문법을 공부해야 한다.

그러나 이 말이 우리가 문법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까지 시시콜콜 다 알아야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오히려 좋은 문법이 녹아있는 문장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습해야 된다. 우리가 차를 운전할 수 있다고 해서 모두가 엔진을 수리하고 차를 정비할 수 있는 건 아닌 것처럼 영어 역시 시험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이라면 말을 하고 글을 쓸 수만 있으면 문제 없다. 


그렇다면 문법은 어떻게 배워야 할까? 우선 우리가 외국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한 간단한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그 방법은 바로 내가 숨을 한 번 쉬는 동안 얼마나 많은 단어를 한 문장 안에 넣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 내 나름대로의 기준을 잡으면 5단어 이내로 이루어진 문장을 자유자재로 말할 수 없으면 초급, 5-8 단어 사이인 경우 중급, 그 이상은 고급이다. 아마 대부분이 초급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급은 당연히 기초 문법을 익혀야 한다. 문장(평서, 의문, 감탄, 수동태) 구성 원리, 시제(현재, 과거, 미래, 완료 등)가 여기에 포함된다. 짧은 문장이 들어있는 아동용 동화책을 읽는 것이 좋겠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학습 원리는 '반복'이다. 문장이 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문장을 여러 번 읽으며 느낌과 문장 구조를 익히는 것이 좋다. 

중급자인 경우에는 문장 확장에 필요한 문법 사항을 익히면 도움이 된다. 부정사, 관계대명사, 접속사 등이 이에 해당된다. 대개 위의 문법사항은 문장 뒤에 붙어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부연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다. 익숙해지면 문장이 훨씬 풍성해지고 멋있어진다. 

고급 단계에 들어선 학습자는 자신이 무엇을 공부해야 될 지 알고 있다. 대개 논리를 구성하는 훈련을 한다. 고급 어휘 및 문장활용법, 문단 구성법과 글쓰기 요령 등을 익힌다. 이정도 수준에 오르면 학습자는 단순히 영문법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를 종합적으로 이해한다. 

일반적으로 영문법을 실제 상황에서 잘 쓰기 위해서는 이런 과정을 거쳐야 되는데 사실 한국의 수험생들은 영어를 연습할 시간이 없다. 학교 시험이 너무 지엽적이고 잘 쓰이지도 않는 것을 물어보기 때문이다. 가르쳐주지도 않기 때문에 결국 죽어나는 건 학원 선생님이다. 

이렇다보니 수능에서 고득점을 맞고도, 토익점수가 900점이 넘어도 외국인만 만나면 도망가는 사례가 흔하게 발견된다. 나도 그랬다. 수능영어 다 맞고 대학교 1학년 영어회화 C+ 맞았다. 이 후 미친듯이 노력하여 외국인과 이코노미스트지의 내용을 토론할 수 있을 정도까지 실력을 향상시켰던 연습과정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외국어를 잘 하려면 개인이 시간을 투자해서 많이 연습해야 될텐데 아무런 지원도 못해주는 현 한국 상황이 많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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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비

책과 언어, 음악을 통해 평화를 얻고 싶어하는 이의 소소한 일상 (강연, 출판 및 원고 문의 : elcshaw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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